다종교, 다문화 속에서 한국교회는 어떻게 해야 되나?
다종교, 다문화 속에서 한국교회는 어떻게 해야 되나?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8.05.30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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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가치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좋은친구'로 여기며 약자 보호해줘야
한 공간을 공유하는 이웃으로 대접하자

국내 거주 외국인 200만 시대다. 온 세계를 한국에서 볼 수 있는 현시대에 다문화, 다종교는 더 이상 숙제가 아니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교회는 이런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의견을 나눴다. 왼쪽부터 정덕주 목사(한들출판사), 김혜령 교수(이화여대 교양대학 기독교윤리), 옥성삼 박사(연세연합신학대학원 책임교수)

-한국교회는 다문화 다종교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김혜령 교수

김혜령 : 한국사회에서 다문화란 한민족이라는 큰 테두리 안의 소수에 불과하다. 철학적으로 말하면 관용, 용인의 상태지 동등한 상태는 아니다. 사회 필요에 따라 소수자들을 살게 허용하지만 한국인이 되라고 강요하는 분위기다. 프랑스에서는 개신교인이 적지만 외국의 인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해결하고자 한다. 성서의 정신은 공동체의 정체성을 확장시키고 타문화를 수용하는 방식이었는데 현재 한국교회는 그렇지 않다. 신앙인은 소수자 정신이 중요하다. 구약성서의 선지자들이나 예수, 초대교회도 주류가 아닌 외로운 사람들이었다.

옥성삼 : 다문화나 타종교인 이라기보다 한 공간과 한 역사를 공유해가는 이웃들로 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성지순례를 할 때 사찰 같은 타종교 문화 속에 깃들어 있는 종교성을 두려워하거나 터부시하는 경우가 많다.

정덕주 : 우리나라도 다종교 상황에서 기독교가 받아들여졌는데 어렸을 때 사찰에 가면 무서워했다. 선조들이 다 이루어낸 것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인들에게 그런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유교, 불교, 도교든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는 좋은 이웃,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한다. 가진 자들이나 힘 있는 자들은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다종교, 다문화 시대에 목회적 접근으로 소통과 공존의 실천전략은?

김혜령 : 유럽 교회는 늘 작은 나라들 문제에 관심 많다. 작은 나라의 전문가들도 많고 관련 뉴스들도 많다. 그 관심에는 힘의 논리와 제국주의 논리도 있지만 스스로 비판하고 감시하고, 목소리 내고 이웃에 대한 환대를 얘기한다. 영어예배 드리는 것을 다문화 포용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큰 오류다. 주류의 문화를 교회가 재생산 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미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된다. 이웃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돌봄으로 섬기는 것이 필요하다.

정덕주 목사

정덕주 : 종교인이 아니라 신앙인으로 살아야 한다. 내가 분명한 신앙을 가지고 신앙인으로 산다면 우리가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이슬람 교인이 와도 우리의 신앙과 삶이 본이 된다면 전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온 것을 더 기뻐해야 되는데 우리 자신이 잠식될까봐 두려워하는 것 같다. 내가 하나님의 자녀로 살면 누구든 하나님의 자녀로 볼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옥성삼 : 지역교회 내에서 구체적으로 접근하는 교회가 많지 않다. 이웃에 사는 타종교 건물에 들어가는 것도 힘들어하고 연합하는 사역도 힘들어하고 눈치를 본다.

정덕주 : 타종교하고 연합하는데 왜 부담감을 느끼나. 아마 타종교로 흡수될까봐 드는 연약함과 두려움, 자신감이 없는 거다. 왜 다른 종교하고 사업하는데 리드하지 못하나. 대종교가 한때는 주류였다. 이승만 대통령 당시 관료 중 절반이 대종교였다. 그런데 소멸되었다. 가장 큰 이유가 폐쇄성이다. 그러면 기독교는 그렇게 되지 말란 법이 있나?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게 보잘 것 없으면 그럴 수 있다.

김혜령 : 불신지옥이라는 말이 신앙인이냐 아니냐를 구별하는 말이 돼버렸다. 타종교와 접촉할 때 신앙의 폐쇄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신성침해라고 생각한다. 구원은 하나님의 주권이지 사람이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신앙의 폐쇄성이 한국교회에 있고 신앙이 적대적이다.

옥성삼 박사

옥성삼 : 타종교를 믿는 친구가 있는데 불편하고 부담스럽고, 두려울 때가 있다. 이런 나의 모습이 한국교회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한국교회가 나약한 체질에 대해 오픈해야 되지 않을까? 공론화 작업을 통해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다종교, 다문화 시대에 한국교회의 선교방안은?

김혜령 : 독일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이민자들이 사회의 많은 역할들을 담당하고 있다. 세속적으로 다양한 자유들을 인정하는 다문화적 가치들이 압도하는 세상에서 폐쇄적인 것은 굉장히 옹졸한 것이다. 개신교가 시작된 것을 보면 열린 소수자로서의 정신이 핵심이다. 타종교, 다문화와 경쟁하는 이유는 교회가 힘의 논리, 즉 경영의 관점에서 갈등하기 때문이다. 선교전략 자체가 교세확장에서 벗어나야 된다. 한국교회 안의 다양성을 인정해줘야 하는데 틀리다고 한다. 우리안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우리의 폐쇄성은 새로운 기독교인을 만들거나 성장하는 다음세대에게 장애가 된다. 신앙은 자유에서 시작된다. 통합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다양성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정덕주 : 교회가 성장한 것은 허용적이었기 때문이다. 기독교의 열림 속에서 온갖 자유함이 있었다. 정치, 종교, 경제, 문화도 폐쇄적인 것은 소멸한다. 교회는 건강한 신앙인을 키워야 한다. 교회에 예배, 봉사, 선교는 있지만 교육은 없는 것 같다. 성경공부는 하지만 신앙인으로, 현대문화인으로 이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말하지 않는다. 기도하면 된다는 말만 있다. 우리가 포용적이려면 교육이 있어야 한다.

정덕주 목사, 김혜령 교수, 옥성삼 박사(왼쪽부터)는 다문화, 다종교 시대에 기독교가 열린소수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정성경 기자
정덕주 목사, 김혜령 교수, 옥성삼 박사(왼쪽부터)는 다문화, 다종교 시대에 기독교가 열린소수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정성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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