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시대 교회의 지속가능성과 선교적 구조로의 전환 (2)
ESG시대 교회의 지속가능성과 선교적 구조로의 전환 (2)
  • 한강희 목사
  • 승인 2023.06.02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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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한강희 목사 (낙산교회, 선교학 박사)
자료제공_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편집자 주_본 자료는 지난 5월 25일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총회장 강연홍 목사)가 개최한 새 역사 70주년 기념 신학대회에서 한강희 목사가 발제한 내용 중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이다.

(지난 호에 이어)


JPIC-ESG에 기반한 선교적 교회 운동의 사례

현재 JPIC-ESG를 개념으로 선교적 교회 운동을 전개하는 교회들이 생겨나고 있다. 굳이 이러한 용어를 빌리지 않더라도 전통적인 교회에서도 환경(생태), 사회, 목회 운영의 투명성을 강조하며 구조적인 전환을 시도하는 교회가 있어 왔다. 교단 차원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에서 107회기 총회를 기점으로 지속가능(ESG)위원회를 특별위원회로 신설했다. 기업 경영에서 반영되는 ESG를 이제 교단적 차원에서 관심 갖고 “지구 생명공동체의 일원인 교회”도 적극적인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징표로 볼 수 있다.

특히 예장통합 측 교단에서는 “ESG를 포함하여 교회의 지속가능성을 연구하고, 총회와 노회, 지교회가 참여할 수 있는 기본 방향”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ESG를 적용해서 새로운 시도를 전개하는 선교적 교회 사례를 조사 분석하고, 모범적인 교회 운영 방안과 프로그램으로 활성화하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JPIC-ESG라는 에큐메니컬 운동을 지교회 차원에서 풀뿌리 에큐메니즘을 구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자, 소달리티(sodality) 운동이 아닌 모달리티(modality) 차원에서 교회 운동의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획기적인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아직은 시행 단계이지만, 향후 구체적인 실천 방향은 무엇이고, 지교회의 선교적 변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무엇인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지교회 차원에서 JPIC-ESG에 기반한 교회가 등장하고 있다. 지역적으로 볼 때, 농산어촌교회는 물론 도시형 교회에서도 환경-사회적 구조로 선교 사업을 전환하고 있으며 지역 공동체의 다양한 문제점을 확인하여 기존 선교적 정책과 전략을 재구조화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ESG라는 용어를 선두에 내세우는 교회도 있는데,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황선욱 목사)가 한 예이다. 2022년 창립 30주년을 맞이하여 여의도순복음분단교회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는데, 그것이 바로 “ESG 교회”로의 전환이다. 황선욱 담임목사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ESG 교회 전환의 배경으로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세상이 변했고, 이러한 변화된 사회에서 “교회가 어떻게 지역사회에 선한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밝혔다.

그리고 ESG의 G(지배구조)를 Grace(은혜)로 바꿔 “하나님의 은혜에 책임지는 교회”라는 새로운 의미도 부여했다. ESG 교회로서의 실천 방법으로 ‘환경(E): 종이와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사회(S): 출산장려금 지원, 미혼모, 보육원 후원, 취약계층 돕기, 소상공인 지원, 은혜(G): 주일 성수, 교회 섬김, 구제, 선교 헌금 참여를 제시하고 있다.

향후 교인들과의 소통을 통해 지역사회 봉사와 책임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천 사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는 이미 코로나 시기 인근 동사무소와 구청, 시청 등 지방자치단체들과 MOU를 체결하고 차상위 계층에 도움을 주고 있다.

JPIC-ESG를 구현하는 또 다른 교회로 청주 광림교회(정대위 목사,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있다. 생태목회를 선두에 내세우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주관하는 녹색교회 운동은 물론 청주시 환경 관련 수상을 하며 새로운 목회적 전환을 구현하고 있다.

구체적인 선교 사업으로 교회 주변의 쓰레기 불법 투기 근절, 지역 환경 개선, 플로깅과 재활용품을 이용한 가게 운영을 진행하며, 이를 구현하기 위한 생명살림선교팀을 교회 내 조직했다. 특별히 청주 광림교회가 운영하는 공방 “리케아”(RE:KEA)는 쓰레기와 폐품 등을 재활용해 새 제품으로 만들어 창의적인 사업을 추진하며, 주민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생태환경교육과 재활용 체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생태 중심적 목회는 친환경 교회의 문화를 확장하고, 지역사회 내에서 교회의 존재와 의미를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외에도 이미 많은 교회가 환경과 사회 개선을 위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지역공동체의 이웃들에게 식사 나눔을 하는 교회, 공부방과 방과 후 학교를 통해서 학생들에게 학습권을 보장하고 양육하는 교회, 난민, 외국인 노동자, 결혼 이주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교회, 청년들의 실업과 정착을 돕고 정신적 고통을 함께 나누는 청년 중점 교회, 권리를 상실한 이들에게 인권 향상을 위해 법률적 지원을 제공하는 교회 등 다방 면에서 공적인 참여를 이행하는 교회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교회 운영 구조의 변화

이와 함께 교회 내의 운영 구조(G)와 의사결정 구조를 전환하려는 시도도 주목된다. 사실 이 부분은 단순히 어떤 선교적 실천을 넘어서, 교회의 투명성, 소통 방식, 전 교인의 의사결정 등 다방면의 개혁적 측면을 요구하기에 근본적이라 볼 수 있다. 아울러, 한국교회를 향한 신뢰도 하락과 탈교회화의 원인이 교회의 무분별한 복음전도도 있겠지만, 교회 내의 부조리한 제도와 불투명한 재정 그리고 권위주의적인 의사결정과 이로 인한 일부 신자 계층의 배제(소외)에서 비롯함을 인식한다면 운영 구조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교회의 운영 구조나 의사결정 구조는 현재 당회 중심이나, 장년-남성-목회자 중심적 의사결정 체제가 이루어지는 한계를 보이기도 한다. JPIC-ESG에 기반한 선교정책과 활동을 더욱 원활하게 이행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통적인 제도의 전환, 청년-여성-평신도의 의사가 교회의 선교적 구조와 운영에 반영될 수 있는 구조적 전환이 요청된다.

최근의 보고에 따르면 이러한 교회 내 운영 구조를 전환하려는 시도들이 존재하는데, 가령 당회의 집중된 역할에서 제직회나 운영위원회로 권한과 책임을 분산하는 교회도 존재하고, 당회와 별개로 목회자의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목회의 민주적인 운영을 추구하는 교회도 있다. 또한 기존에도 존재하지만, 당회원의 일정 비율을 여성과 청년에 할당하는 교회, 교회 권한과 재정을 독립하는 청년 중점 교회 등을 주목해 볼 수 있다.

한강희 목사<br>낙산교회<br>선교학 박사<br>
한강희 목사(낙산교회, 선교학 박사)

환경 및 사회적 책임과 아울러 교회 운영 구조의 변화를 구축하는 교회가 있다. 예장통합의 광양대광교회이다. 광양대광교회의 교역자들은 교회의 ESG구조로 전환을 위해 1년여 간 교회 구성원의 의견을 종합하여 교회의 선교적 역량을 점검하고 거버넌스의 변화를 모색했다.

이를 위해 청년세대, 3040세대, 50세대, 60이상 세대 등 세대별로 교구를 편성하고 이 교구 아래에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광양대광교회의 ESG 위원회는 지역사회를 위한 선교 사역을 기획하고 예산을 집행하도록 구조를 재편했고 이러한 절차적 간소화를 통해 선교적 기획과 예산 집행이 용이하도록 했다.

특히 ESG 위원회는 교구 담당 부목사, 장로, 권사, 집사, 성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의사결정이 전통적인 위계적 구조가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다양한 견해를 개진할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선교 사역에 대한 동기만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효과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당회원 구성에 있어서도 여성의 비중을 20%로 올리고, 교회 청년들에게도 재정적 자치권을 부여했다. 청년예배에서 드려지는 헌금 전액을 청년이 직접 관리하고 집행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이러한 선교적 교회에 입각한 구조적 전환을 통해 교인들은 단순히 구경꾼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교회의 선교적 참여와 협력의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기회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향후, JPIC-ESG를 추구하는 선교적 교회의 유형과 형태가 앞으로 더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대도시, 중소도시, 농어촌, 해외선교지), 사역별(빈민선교, 생태환경선교, 다문화선교, 이주민선교, 민중선교, 아동선교, 교육선교, 기타 새로운 교회 운동), 세대별(영유아부, 교회학교, 중고등청년부, 청년세대, 중장년세대, 노년세대), 신자별(가나안 성도, 명목상 신자, 소속 없는 신자, 온라인 신자, 기타 유형의 신자) 등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선교적 교회 운동이 전개된다면 교회의 선교적 정체성과 역량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교회의 사회적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JPIC-ESG 교회를 향하여

ESG시대를 맞이하며 이제는 기업과 사회 기관만이 아니라, 교회 역시 지속가능성에 관한 진지한 탐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 이에 맞춰 교회의 선교정책과 방향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실, 세속 사회에서 추구하는 ESG의 가치는 기독교 전통에 깊이 뿌리를 둔 것이다. 하지만, 교회가 교회 성장운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러한 환경-사회-거버넌스에 관한 관심을 충분히 기울이지 못했다. 개교회주의에 매몰된 현대 한국 교회의 자화상은 희망적이지 못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리스도인은 성서 전통과 에큐메니컬 전통에서 흘러나오는 환경과 사회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책무를 의식하며 이를 지역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근대주의라는 시대적 흐름에서 파생하는 부정적 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포스트모더니즘과 (유사)포스트크리스텐덤이라는 새로운 사조 속에서 요청되는 교회의 개혁된 모습을 구상해야 한다.

JPIC-ESG는 이러한 교회 안팎의 요구에 충분히 대응할 프레임 워크를 제공한다. 그리고 현재 이에 공감하는 많은 신앙 공동체가 이러한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하나의 길을 JPIC-ESG를 통해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방향은 낯선 개념이 아니라, 교회 본연의 모습을 되찾게 하는 도약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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