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교회의 지속 가능성을 묻다
ESG, 교회의 지속 가능성을 묻다
  • 한강희 목사
  • 승인 2023.06.01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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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는 Environment(환경), Society(사회), Governance(지배구조)를 말한다. 픽사베이 이미지.<br>
ESG는 Environment(환경), Society(사회), Governance(지배구조)를 말한다.

자료제공_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 본 자료는 지난 5월 25일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총회장 강연홍 목사)가 개최한 새 역사 70주년 기념 신학대회에서 한강희 목사가 발제한 내용 중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이다.


ESG와 패러다임의 전환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운영구조)의 첫 글자를 조합한 ESG라는 용어는 이제 기업이 생존을 위해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를 설정하는 기준이 되었다. 환경 친화적인 경영, 사회적 책임에 근거한 운영, 그리고 투명하고도 민주적인 지배구조를 갖추지 않으면 투자자와 소비자의 관심을 받기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ESG의 확산으로 인해서 모든 기업은 단순히 재화를 판매하는 것만이 아니라, 공적 책임과 사회적 신뢰도 향상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근본적인 기업 경영의 혁신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교회의 지속가능성은 어디에 있을까? 교회성장운동과 같은 전통적이며 근대적인 교회 운동 패러다임에서 교회의 지속가능성은 “복음전도”에 달려있었다. 노방전도, 캠퍼스전도 등 다양한 전도 프로그램을 통해서 비그리스도인들을 교회 안으로 모으고 이들을 신자화, 제자화하여 교회의 지속성을 유지했다.

즉, 교회 안으로 사회적 자원을 유입시켜 양적·질적 성장을 통해 교회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대한 과제였다. 하지만, 성장중심적교회 운영과 선교적 실천은 변화된 세상에 적합하지 않고, 오히려 번영복음, 번영신학에 대한 비판과 함께 그 동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특히, 교회의 대형화, 성장주의, 개교회주의 등에서 보여주는 기존 교회 운영의 한계는 새로운 가치를 통해서 교회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2000년 이후 한국교회 운동은 이제 전통적인 교회성장운동이나 자연적 교회성장 운동 패러다임을 넘어서 혁신적인 방향으로 넘어가고 있다.

작은교회운동, 평신도교회운동, 선교적 교회 운동의 태동은 이제 성장주의적 교회 구조와 목회 운영을 극복하고 가치 기반의 교회를 구조적으로 전환할 것을 암시해 주고 있다.

ESG와 선교적 교회

선교적 교회 운동은 교회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과 선교적 진정성을 담보하는 개혁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첫째로 선교적 교회는 교회의 핵심 가치로 교회성장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구현을 위한 선교적 본질을 회복할 것을 강조한다.

이는 교회의 목적을 건물이나 구조 그 자체에 두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적인 정체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교회란 무엇인가?”를 성장이 아니라, 섬김과 나눔과 회복이라는 복음의 가치를 복원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둘째로, 이러한 관점에서 교인들은 교회 내 그리스도인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일터 속에서 그리스도적 가치를 발현하는 실행자(일터 선교사)로 변화된다. 그리스도적 삶을 일상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 화두다.

셋째로 지역사회와 교회의 관계에 있어서도 전통적 교회 운동이 강조한 것처럼 지역사회는 복음화의 대상이 아니라, 이제 하나님 나라 건설을 위한 협력 파트너로 재인식된다. 이를 위해서 교회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공동체, 사회단체, 정부기관, 교육기관 등과 연대하여 지역에 필요한 니즈를 반영하고 해결에 주안점을 둔다. 이는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다.

선교적 교회 운동의 이러한 간략한 특징은 “교회의 지속가능성이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달려있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한다.

전통적 교회 운동은 교회의 지속가능성이 사회로부터 재원을 교회로 모으는 데 있다고 전제하는 반면, 선교적 교회 운동은 모이는 교회와 흩어지는 교회를 균형 있게 강조하며 사회와 교회의 상호적 지속가능성을 핵심으로 한다.

이러한 시각은 앞서 기업의 ESG 대응에서 살펴본,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의 상호 연결과 유사한 맥락을 지니고 있다. 분명 교회는 기업과 그 본질과 목적에 있어서 구분되지만, 교회의 지속가능성이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밀접한 관련성을 맺고 있다는 사실은 최근의 선교적 교회 운동을 통해서도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선교적 교회 운동 흐름 속에서 ESG를 어떻게 오늘의 교회에 적용하고 전통적인 교회의 구조와 가치를 전환할 수 있을까? 개괄적으로 다음과 같이 세 차원에서 기존 교회의 변화를 모색할 수 있겠다.

첫째, 선교적 교회는 환경-생태 중심적 활동을 지향하며 지속가능성을 유지한다.

ESG 중 E(환경)는 기업의 운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간주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교회는 그 본질상 환경과 생태 문제에 선교적 관심을 쏟아야 하며, 이는 이미 다양한 성서적, 신학적 근거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 특히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보존하고 환경과 생태를 위한 선교적 활동을 전개하는 것은 현대 교회 운동의 중요한 과제로 설정되어 있다.

최근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문화위원회는 에큐메니컬 운동 과제로 생태적교회를 구축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지교회 차원에서는 실천 영역으로 환경 주일(기후 주일) 주관, 생태 교육과 지식 확산, 탄소 배출 제로 운동, 교회 예전의 생태적 해석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린 엑소더스 운동을 구현함으로써 기후 위기 속에서 교회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둘째, 선교적 교회는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통해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

선교적 교회 운동에 있어서 사회적 책임은 교회의 필연적인 사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JPIC(정의, 평화, 창조보전)운동의 정의와 평화의 영역에서 구현될 수 있는데, 가령 디아코니아 방식을 주목할 수 있다. 이미 기존 전통적인 교회에서도 디아코니아 정신에 근거한 섬김 활동이 진행되어 왔다.

다만 교회의 대사회적 봉사가 어떤 목적으로 진행되는지 명료하게 정리될 필요가 있다. 교회성장주의에서는 사회적 봉사를 복음전도의 수단으로 고려하는 반면, 선교적 교회에서는 사회적 봉사가 전도를 동반하지 않더라도 그 행위의 사회적 유의미성에 방점을 둔다.

사회복지나 구호 개발 단체는 교회의 사회적 봉사를 빌미로 하는 복음화 전략에 깊은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은 오히려 선교와 복음전도에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교회는 어떤 복음전도나 개종과 같은 종교적 실천으로서 디아코니아 사역을 접근할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사랑을 전한다는 복음의 순수한 동기를 통해서 사회적 책무를 담당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교적 교회는 지배구조의 전환을 통해서 지속가능성을 강화한다.

서울신학대학교 선교학 교수인 최동규는 교회성장운동의 한계를 개인주의, 물질(물량)주의, 개교회주의 등 근대주의적 사고와 결속되어 있는 현상을 분석하면서 이제는 포스트모던 문화와 가치 체계 속에서 교회 운동의 전환을 강조한 바 있다.

그 변화된 문화는 탈권위주의와 상대적인 가치, 다양화된 목회 모델, 탈성장주의 등으로 표현될 수 있으며 이는 교회 운동의 방향에 큰 통찰을 주고 있음을 지적한다. 전통적인 교회 지배구조가 가져오는 여러 한계점으로는 재정적 불투명성, 교회 세습과 윤리의 부재, 특정 리더십이 발휘하는 독점적이고 일방향 소통 구조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근대주의 교회의 구조는 탈교회화는 물론 MZ세대와 청년층의 신앙생활에 도전을 주고, 반기독교적 흐름으로 이어지곤 한다. 따라서 교회 운영 구조는 이러한 개혁적 도전과 밀접하게 연관을 맺으며 민주적인 소통 구조의 체계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가령, 교회의 재정 구조를 투명하게 하기 위한 장치는 무엇이고, 교회 세습과 권력의 집중화 현상을 막기 위해 어떠한 운영 구조가 필요하며, 청년과 소외된 신자 층의 견해가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전개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선교적 교회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JPIC-ESG의 개념 속에서 더욱 구체화 될 수 있으며, 다양한 형태로 표현될 수 있다. (다음 호에 계속)

한강희 목사
낙산교회
선교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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