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칼럼] “정치권과 언론의 거칠어지는 언어 유감”
[논설위원 칼럼] “정치권과 언론의 거칠어지는 언어 유감”
  • 김기태 교수
  • 승인 2023.05.08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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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의 언어가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거칠 뿐 아니라 폭력적이다. 상대 진영을 향한 공격을 위해서는 극단적이고 위협적인 언사도 서슴치 않는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혐오와 증오를 담은 욕설을 거침없이 내뱉고, 공식적인 기념사에도 ‘거짓선동’,‘위장’, ‘사기꾼’ 등의 거친 언어가 난무한다.

거칠 뿐 아니라 거짓말도 적지 않다. 상식에 입각한 의문이나 질문에도 전혀 딴 소리로 말문을 막거나 외면한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친절하게 설명하거나 해명하는 대신 더 큰소리로 상대방을 공격한다. 전 국민을 상대로 소통하기 보다는 적군과 아군을 정해놓고 공격과 방어만을 반복하는 마치 전쟁터 같다.

이런 정치권의 거친 언어는 자연스럽게 신문의 헤드라인과 TV화면을 통해 더 크게 폭력적으로 증폭한다. 인터넷 등 온라인에서는 그 정도가 훨씬 심하다.

최근 급격히 늘어난 유튜브 등 온라인 방송은 마치 가파른 언덕길을 내달리는 브레이크 고장난 자동차처럼 폭주 중이다. 거칠고 심한 표현과 거의 욕설에 가까운 비어가 난무한다. 진행자나 출연자들은 마치 선술집에서 나누는 잡담 수준의 대화를 거침없이 쏟아낸다.

사회적인 영향력이 큰 정치인들의 언사는 가감없이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전달된다. 신문과 방송의 언어를 국민들의 국어 교과서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차분히 사건이나 사안의 본말을 설명하고 논리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는 품격있는 정치인의 언어는 내용의 진위나 찬반 여부를 떠나 국민들을 편안하게 해준다.

본시 정치가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는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면 먼저 정치인들의 언사부터 부드럽고 차분해져야 할 것이다. 상대 정당이나 진영을 비판하거나 공격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칠고 폭력적인 언어를 총동원하는 정치인들의 언사는 국민들을 불안하고 피곤하게 만든다.

논리나 내용은 없고 위협적이고 폭력적인 언어로만 가득찬 억지 주장으로는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다. 일시적인 대리만족은 가져다 줄 수 있어도 신뢰감을 바탕으로한 지지자를 만들 수는 없다. 오히려 국민을 짜증나게하고 국민으로부터 멀어질 뿐이다.

이런 거칠고 폭력적인 정치인의 언사는 언론을 통해 그대로 국민들에게 전달된다. 발표한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기 보다 한 술 더떠서 오히려 부풀리고 확대해서 원문보다 훨씬 더 거칠어진 표현으로 세상에 알려진다.

언론이 흥분한 정치인의 언어를 정제하거나 분별해서 국민들에게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좋은 의미의 게이트키핑 역할을 하는게 아니라 사실과 진실로부터 국민들을 멀어지게 만드는 장애물로 작용하기까지 한다. 본시 언론은 국민의 국어 교과서 역할을 했다.

좋은 글, 바른 말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좋은 교과서로 신문과 방송을 활용하곤 했으나 오늘날 언론에 이런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중에도 거친말과 행동으로 인기를 유지해가는 사람들이 있다. 고성과 괴성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삼아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유형의 방송인들이 대표적인데 갈수록 이런 부류의 방송인들이 늘고 있다. 맞춤법을 지키지 않을 뿐 만 아니라 비어나 속어를 자주 사용하고 국적없는 언어 표현을 아무런 고민없이 마구 사용한다.

시청률을 높이는 것이라면 아무 말이나 내뱉어도 상관없고 심지어는 욕설에 가까운 표현을 해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한 집회나 예배의 설교를 통해 비어와 욕설을 일삼는 사람들까지 나타나고 있다.

표현 뿐 아니라 내용도 특정 정치 세력의 일방적인 주장을 직접적으로 강조하거나 상대 진영에 대한 증오와 욕설을 쏟아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언어는 특정 개인이나 사회의 품격과 수준을 나타내는 거울이다. 그런만큼 보다 정제된 언어 문화의 조성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세상이다.

김기태 교수 <br>본보 논설위원장<br>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br>서울 문화교회 장로<br>전 한국미디어교육학회 회장<br>전 CBS기독교방송 재단이사
김기태 교수 
본보 논설위원장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서울 문화교회 장로
전 한국미디어교육학회 회장
전 CBS기독교방송 재단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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