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이오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한반도 종전평화 캠페인에 대한 사과표명 및 철회통지’ 공문을 접하며
[텔레이오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한반도 종전평화 캠페인에 대한 사과표명 및 철회통지’ 공문을 접하며
  • 정종훈 교수
  • 승인 2023.03.30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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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17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와 합동총회의 107회기 임원들이 경기도 파주 판문점교회에서 기도회로 모였다. 그들은 “한국교회 가운데 두 교단이 가장 앞장서 남북 간 화해와 통일을 이뤄나가는 마중물이 되고, 주춧돌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남북평화통일비전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통합총회는 그 후속으로 2023년 3월 2일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한반도 종전평화 캠페인 참여요청’ 공문을 총회장과 남북한선교통일위원장의 명의로 전국 노회에 발송했는데, 이로 인해 교계의 논란과 비판이 생겨났다. 그러자 2023년 3월 17일 통합총회 총회장과 남북한선교통일위원장은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한반도 종전평화 캠페인에 대한 사과표명 및 철회통지’ 공문으로 신속히 응답했다. 이 모든 것이 4개월 동안 이루어진 과정인데, 그 과정에서 느낀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3년이 되었고, 정전협정을 한 지 7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남북의 긴장과 대립, 갈등은 여전하다. 한때 금강산관광이 이뤄지고, 개성공단이 운영되어 남북 교류와 평화공존의 길이 활짝 열리는가 했지만, 2008년 7월 11일 남한 측 관광객 피살사건과 2016년 2월 10일 개성공단 폐쇄 이후로 그 이전의 상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석한 것을 기회로 3차에 걸친 남북정상회담과 1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다시 싹트는가 했지만, 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결렬 이후에 한반도의 상황은 더욱 극악해졌다. 2020년 6월 16일 북한이 개성공단 내에 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무단으로 폭파한 것을 기점으로 한미연합훈련의 강화와 윤석열 대통령의 선제타격 운운, 북한의 핵무장 완성과 수시로 이뤄지는 미사일 발사 등 강 대 강의 악순환으로 인해서 한반도에서는 당장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 되었다.

예장통합과 예장합동의 ‘남북평화통일비전 공동선언문’을 환영하던 필자로서는 한반도 종전선언 평화 캠페인을 부정하며 비판한 교계 언론과 인사들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보수를 자처하는 그들은 북한의 적화통일 야욕을 운운하며 언제까지 남북의 긴장과 대립을 우려먹으려 하는지 모르겠다. 전쟁을 쉬고 있는 한반도에서 종전선언이 어찌 북한만을 위한 것인가. 전쟁을 끝냄으로써 새로운 전쟁의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것은 남북한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종전선언은 평화를 정착하기 위해서 시도하는 것이지, 평화가 정착되고 나서 종전선언을 하겠다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한 후에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하겠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한편 비판했던 교계 언론과 인사들은 종전선언이 유엔사의 해체와 미군 철수를 초래하기 때문에 안 된다고 했는데, 정전을 관리하는 유엔사는 종전선언으로 당연히 해체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미군 철수 관련해서는 추가설명이 필요하다. 종전선언을 주도했던 문재인 정권은 종전선언과 미군 철수가 아무 관계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고, 북한 역시도 중국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미군 철수를 원치 않는다고 여러 차례 표명했기 때문이다. 평화가 없는 한반도에서 종전선언이 당장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남북이 평화를 향해서 공동으로 보조하며 노력하겠다는 선언적 차원에서 그 의미는 크다고 본다. 이렇게 방향을 제대로 잡았던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가 종전평화 캠페인을 사과하고 철회한 것은 공교회의 결정을 번복함으로써 교회의 공교회성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고,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선교적인 책임을 방기한 것이며, 시대를 선도하는 예언자적인 노력을 회피한 것으로 여겨진다. 오호통재라.

정종훈 교수 <br>​​​​​​​연세대학교
정종훈 교수
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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