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와들보] 고령화 시대와 한국교회
[티와들보] 고령화 시대와 한국교회
  • 강성열 교수
  • 승인 2023.03.30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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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사회가 맞고 있는 최대의 위기 중 하나는 가임여성 인구의 급감과 그로부터 생겨나는 출산율 급락, 그리고 무엇보다도 장수 환경의 조성, 곧 영양 섭취의 놀라운 개선과 보건의료 기술의 발달로 인한 노령인구의 급격한 증가이다. 한국 사회의 고령화 현상이 특히 심각성을 띠고 있는 것은 바로 고령화의 속도가 어느 선진국보다도 빠르다는 점이다. 노령인구 비율이 7퍼센트에서 20퍼센트로 증가하는 데 걸린 기간을 국가별로 비교해보면 그 점을 금방 알 수 있다. 프랑스가 156년, 영국이 92년, 미국 86년, 이탈리아와 독일이 각각 80년, 일본이 36년 소요된 반면, 한국은 26년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렇듯이 노령인구가 늘어나게 되면, 필연적으로 노인의 생리적, 심리적, 사회적 고통이 증가하게 될 것이고, 노년 인구 부양으로 인한 조세 부담과 그로 인한 세대 간의 갈등이 더욱 증폭되어 사회 구조의 탄력성이 전반적으로 약화될 것이며, 생산성(productivity) 상실의 차원과 관련된 노년층 차별(ageism)의 문제가 때로는 사회 구조 전체를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이것은 노령인구의 증가 내지는 한국의 고령사회 진입이 한국 사회의 키워드임을 분명하게 보여 주는바,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한국 교회가 어떠한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가르치고 강조해야 하는지를 살펴보는 일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은 사람을 신체적이고 정신적으로 허약하게 만드는 노화 현상이라는 것이 어느 누구에게도 예외 없이 찾아오는 불가피한 현실이라는 점이다. 아브라함을 비롯한 창세기의 여러 족장들이나 모세, 엘리, 여호수아, 갈렙, 사무엘, 다윗, 솔로몬 등 어느 누구도 노년기에 찾아오는 각종 질병과 육신의 허약함을 이겨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노년기에 도달한 많은 신앙 위인들이 신앙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대단히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으며, 때로는 하나님의 기적적인 도우심에 힘입어 자녀 출산을 비롯한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에 더하여 노년기에 도달한 자에게는 젊은이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풍부한 경험과 그로부터 비롯된 창의적인 삶의 지혜가 있다는 사실도 이미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한국 교회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사실, 신약 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이스라엘 역사를 살펴보면, 노년기에 도달한 자들의 일부가 국가와 민족의 지도자로서 나라를 안정되게 이끌고, 지혜 교사로서 젊은 세대들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음을 알 수 있다. 노년층 공경이 세대 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균열된 사회 조직을 통합할 수 있는 윤활유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었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오늘의 한국교회는 사회 통합의 차원에서라도 지역 공동체에 속한 노년층의 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높이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그러한 경험과 지혜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그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노년을 맞게 함과 동시에,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서 노년기의 한계에 도전할 수 있게 하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자칫 소외당하기 쉬운 지역·마을 공동체의 많은 노약자들이 존경받는 아름다운 노년을 가꾸는 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강성열 교수<br>호남신학대학교 구약학<br>농어촌선교연구소장
 강성열 교수
호남신학대학교 구약학
농어촌선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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