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장통합 총회이주민선교협의회는 지난 3월 24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대구 달성 필리핀 이주민 교회 예배 유린 규탄기도회 및 결단식을 개최하고 “경찰청장은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1부 기도회는 강남권역총무 김용태 목사의 인도로 동부권역대표 김승남 목사가 기도한 후 김규복 목사가 말씀을 전했다.
김규복 목사는 “우리는 모두 차가운 곳, 낯선 곳에 던져진 이주민”이라며 “경찰을 규탄하기에 앞서 우리는 이주민들을 과연 영접하고 있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1990년부터 33년 간 미등록 이주민을 섬겨온 김 목사는 “그들이 이슬람 신도이기에 하나님의 자녀가 아니겠는가? 언어와 피부가 달라도 하나님의 자녀”라고 강조하며 “작은자에게 한 것이 곧 하나님께 한 것임을, 이웃을 영접한 자가 최후 심판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전두환 정권 때도 없던 일이 일어났다. 누구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예배 시간에 경찰이 신분증을 요구했다니 기가 막히는 일”이라면서 “우리 교회의 권위가 얼마나 훼손되었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경찰은 사죄하고, 합당한 벌을 받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2부 결단식에서는 김승남 목사가 대구 상황을 보고하고 4월 말 까지 매주 수요일에 집중기도회를 갖는다고 알렸다. 김 목사는 집회에 성공회 신부, 미얀마 스님도 함께 하기로 했다며 “서울 지역에서도 함께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자유 발언을 이어간 안대환 목사는 “미등록 불법 체류자를 잡기 위해 불법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예배 방해죄는 3년 이하 징역에 해당한다. 해당 경찰서장과 관계자를 고소하고 책임을 물어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존스 갈랑 필리핀 선교사는 “깊은 실망과 분노를 표명한다. 대구 경찰은 이주 노동자들의 인간적 존엄성을 훼손했다”면서 “경찰의 행동은 개인의 자유를 폭력적으로 억압하는 것이었다”고 규탄했다.
그는 “성스러운 시간에 인간의 존엄성을 모독했고, 그것은 하나님의 형상을 더럽힌 행위였다”며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민주주의의 이상과 가치를 수호하자”고 외쳤다.

집회에 함께한 박천응 목사는 “이번 일이 필리핀 대사관과 교민들에게 모두 알려지면서 국제 문제로 비화되어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하며 “법무부의 일을 경찰이 왜 나섰는지, 어떻게 이토록 교회를 쉽게 생각할 수 있는지 의아하다”고 심경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