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골마을에서 삼릉마을로 퍼지는 역사문화·음악교실의 합창 (2)
하하골마을에서 삼릉마을로 퍼지는 역사문화·음악교실의 합창 (2)
  • 김영철 목사
  • 승인 2023.03.23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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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골 역사문화 교실 현장
하하골 역사문화 교실 현장

하하역사음악교실

(지난 호에 이어) 2022년에는 하하골에 주민이용시설 건축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그곳에서 마을학교의 진행이 어려워 고민이 컸다. 그런데 이 어려움이 도리어 부평2동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동하는 계기가 되었다. 위기가 기회라고 하는 속담이 실감되었다. 마을학교가 하하골마을에서 삼릉마을로 이전된 것이다.

부평2동은 미쓰비시 줄사택으로 이루어진 동네이기에 삼릉(三菱-미쓰비시)마을이라고 한다. 마을학교가 부평2동 행정복지센터에 둥지를 틀게 되었다. 행정복지센터는 3년 전 신축한 4층 건물로 2-3층 곳곳에 강의실이 있고 4층에는 80평 크기의 방음 장치도 되어있는 다목적실이 있는데 마을학교는 4층에서 진행되었다.

이번에도 마을학교의 주제는 비슷한 포맷인데 <하하역사음악교실>로 명명하여 역사교실 4회에 음악교실 20회로 음악에 초점을 두었다. 왜냐하면 음악지휘에 경험이 많고 부평4동에서 공부방 학생들과 꿈마중합창단을 운영하던 강은영 선생과, 음악이론 공부와 교회반주자로 활동하던 홍소연 반주자가 교사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나는 대표역할과 역사교실을 담당하는 보조교사 역할을 하게 되었다. 교사진과 더불어 가장 많은 역할을 한 사람은 학부모 대표 교사로 일하게 된 허유리 소령이었다. 허 소령은 행정 회계 업무까지 맡아 주었는데 본인이 회계 장교여서 업무는 어렵지 않았겠지만 시간이 많이 들고 마을학교를 하는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을 맡아 준 것이다.

<하하역사음악교실> 프로그램을 통해 음악이론과 노래 배우기 그리고 합창연습을 통해 마을어린이합창단으로 발전하면 좋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구상이 뜻하지 않게 빨리 실현되는 기회가 왔다. 7월 23일에 지역의 시민단체(북녘어린이영양빵공장사업본부)에서 개최한 ‘어린이평화노래부르기대회’에 참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연습했던 노래 중 한 곡을 골라 참여하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하합창단>이라고 신청하게 되었다. 여기에서 뜻하지 않게 대상 다음의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참가했던 우리 학생들은 물론이고 함께 왔던 학부모들 그리고 교사들에게도 큰 힘이 되었다.

9월 6일에는 동장과 주민자치회장 그리고 학부모와 지역인사들을 모시고 졸업발표회를 하게 되었다.

아이들 대표가 사회를 보며 진행했고 6개 팀이 노래하고 합창곡 3곡을 했다. 여기에서 동장과 주민자치회장이 좋은 느낌을 받아서인지 9월 24일 부일여자중학교에서 개최된 부평2동 마을축제에 합창 게스트로 초청되었다. 여기에는 마을교육과 문화에 관심이 많은 박미자 부평2동 동장의 역할이 컸다.

마을주민들이 많이 모여 각종 경품행사와 공연 등이 진행되었는데 하하어린이합창단이 휘날레를 장식하는 합창을 하게 되었다. 하하어린이합창단의 행진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10월 29일에 부평아트센터에서 열린 ‘제6회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 in인천’에 부평4동 꿈마중합창단과 연합하여 초청공연을 하게 되었다.

연합합창단이기에 합동연습이 필요해서 부평아트센터의 연습실을 빌려 토요일에 4회에 거쳐 모였다. 그리고 전국에서 올라온 여러 합창단 앞에서 세 곡을 연주했다. 사실 이렇게 되리라곤 4월 첫 수업 때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진행된 것이다.

마을학교의 잘 된 성과들만 쓴 것 같은데 사실 중간 중간에 여러 가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시작한지 2년밖에 안된 마을학교이기에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마을에 좀 더 뿌리내리고 지역학교와 협력하여 마을교육네트워크를 만들어 갈 과제가 주어져 있다.

마침 동네 마을자원조사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역에 있는 부평남초, 부일여중, 성동학교(장애인학교) 교장선생님들과 만나면서 내년에는 마을교육자치회를 만들자는 제안도 하게 되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이 부평2동의 현실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맺는다.

김영철 목사<br>하하마을교육공동체 대표<br>
김영철 목사
하하마을교육공동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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