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목회, 등굣길 지도에서 '마을공모사업'까지
마을목회, 등굣길 지도에서 '마을공모사업'까지
  • 이청훈 목사
  • 승인 2023.03.23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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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적교회의 마을목회적 적용
글_이청훈 목사(마을목회포럼 4.0 대표)
초등학교 앞 등교지도. 이청훈 목사 제공.
초등학교 앞 등교지도. 이청훈 목사 제공.

현재 마을목회포럼4.0(대표 이청훈 목사)에서는 ‘마을목회, 그 시작을 이야기하다’를 주제로 세미나 세미나를 진행중이다. 1강에서는 ‘선교적교회-레슬리 뉴비긴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최형근 교수(서울신학대학교 실천신학 교수, 한국로잔위원회 총무)가 강의를 했다.

이번 글에서는 ‘선교적교회’는 마을목회적으로 볼 때 어떤 의미가 있으며 어떤 적용점을 가질 수 있는지 나누려고 한다.

매번 마을목회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각각의 강의로서는 의미가 있지만 마을목회적인 관점에서 정리가 되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더욱이 마을목회는 아직 학문적으로는 정리되거나 자리를 잡지는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 ‘선교적교회’와 ‘공공신학’를 통해서 함께 정리해가는 시간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먼저 ‘선교적교회’가 무엇인지 정리해보자. ‘선교적교회’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정리해야 마을목회적인 적용점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답변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마을목회포럼4.0에서는 이렇게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선교적 교회의 핵심은 교회가 교회 자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회복하시는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선교는 교회가 하는 여러 사역 중에 하나가 아니라 교회 자체가 ‘선교적’이어야 한다. 영어로 하면 ‘Church with Mission’이 아니라 ‘Missional Church’라고 표현한다.

교회가 선교를 행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가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서 부름 받아 세상으로 보냄 받은 공동체이다. 단지 선교사를 보내는 단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공동체는 목회자로부터 모든 일반성도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선교사이다. 즉 성도라는 단어 안에는 ‘선교사’라는 의미가 필연적으로 내포되어 있다.

그러면 이러한 하나님의 선교는 어느 영역까지이며 어떤 형태로 나타나게 될까? 선교적교회는 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구속이 단순히 영혼 구원을 위한 것이 아니며, 혹은 단순히 개인을 위한 것도 아니다. 모든 창조세계의 구속을 포함한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그것을 모든 성도들이 인식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부터 시작된 새 창조의 역사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서 구현되어가는 과정에 자신들의 삶을 동참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핵심적인 영역을 주중의 일 즉 직업이나 일터로 이해할 수 있다.

선교적교회의 성경적 배경

이러한 ‘선교적교회’는 성경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복을 받은 자체이기도 하지만 ‘열방의 아비’라는 이름의 의미처럼 열방을 향한 복의 근원으로써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가 복을 받은 이유도 복을 받은 이후에 부르심도 세상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삭과 야곱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며 요셉에서 그 절정을 이룬다. 애굽을 중심으로 하여 근동지역 전체가 하나님께서 요셉에게 허락해주신 꿈해몽과 지혜를 통해 7년간의 흉년을 넘어서서 생명을 이어가고 하나님의 복을 누린다. 이는 나중에 이스라엘이 출애굽할 때에 잡족들이 함께 나와 구원을 공유했다는 사실까지 연결된다(출 12:37-38).

이렇게 정리를 하게 되면 성도와 교회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바는 명확하다. 교회라는 특정 공간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올려드리고 하나님의 주되심을 고백하는 주일예배를 드렸다면 이제는 주일예배를 넘어서서 주중에도 세상에서 동일한 삶의 예배를 드려야 하고 세상과 공유해야 한다.

성도들이 십일조를 드려서 하나님 사랑을 보여주었다면 십의구는 세상의 이웃 사랑을 드러내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 기존의 새생명축제가 성도들은 지인들을 교회에 데리고 오고 복음전도는 목회자가 설교를 통해서 했다면 이제는 목회자도 세상에서 복음전도자로서 살아가야 하며 성도들도 스스로 복음전도를 하고 이웃을 양육하는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

성도들이 하는 금식도 마찬가지이다. 정한 끼니를 굶어서 그 시간에 하나님께 기도하고 자신의 신앙을 점검했다면 이로써 남은 식사비와 시간은 이웃을 돕고 세우는 일에 쓰이도록 해서 금식의 가치가 공유되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회공간은 단순히 우리교회공동체를 위해서만 사용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을공유공간으로 재탄생되어야 한다. 우리의 공간에서 마을전체의 공간으로 거듭나서 이웃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선교적교회’가 의미하고 지향하는 지점들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교회공동체가 그리고 성도들이 살아낼 수 있는지 모색하기 위해 필자가 섬기고 있는 하늘뜻담은교회의 변혁사역을 통해 나누려고 한다. 이 사역을 ‘마을목회’로 통칭하기로 하자.

서울시 교육청 지원사업인 도담마을 학교 입학식.
서울시 교육청 지원사업인 도담마을 학교 입학식.

마을목회의 적용

1) 홍연초등학교 등교지도

해당 초등학교가 등교를 하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한 시간 동안 횡단보도를 중심으로 교통지도를 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서 매일같이 300여명의 학생들과 학부모를 만나게 된다. 등교지도를 하면서 참으로 다양한 마을에 속한 초등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 중에는 깁스를 하고 오는 학생, 동생과 손을 잡고 오는 학생, 안대를 하고 오는 학생, 불만에 찬 얼굴을 가진 학생, 천천히 걸어오는 학생, 감사인사를 하는 학생, 교통지도를 하는 깃발을 잡아끌면서 장난을 걸어오는 학생 등이다.

특히 1, 2학년 학생들은 대부분 학부모의 손을 잡고 등교하는데 부모님께 고마움을 표현하게 도와주면서 상당수의 학부모와는 지금도 인사를 하며 지내는 사이가 되었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제 익숙한 마을 아저씨인 필자에게 인사를 건네준다.

이렇게 알고 지내게 된 초등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마을에서 만날 때에도 인사를 나누고 그 외의 나눔도 경험하는 사이가 되었다. 이 일도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돕는 일이기에 목양적인 태도는 등교지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

2) 서대문구 마을공모사업 협력지기

서울시에는 각 자치구별로 마을공모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구민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마을의 발전을 위한 공모사업을 제안하면 심사를 거쳐 채택된 공모사업팀에게는 일정한 지원금을 주는 제도이다.

여기에서 협력지기는 사회적경제마을자치센타(서대문구의 경우)라는 중간지원조직에 속해서 각 공모사업들이 사업목적에 맞게 진행될 수 있도록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것도 목양적 차원에서 지원한다면 한 차원 높은 마을활동이 될 수 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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