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에서는 이단이라고 규정된 사이비 집단들을 파헤친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국내 최초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TV 시리즈에서 1위에 오르며 큰 이슈가 되고 있다.
OTT 시대에 대중성이 강한 넷플릭스에서 민감한 관심거리가 많은 한국의 이단을 다룬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다큐 내용 안에 선정적인 연출과 인터뷰 등은 한국 사회에서 급속한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반JMS운동을 펼쳐온 김도형 단국대 교수는 한 공영방송의 생방송 중에 그 방송국의 현직 PD와 성우, 통역가가 현직 JMS 교인이라고 밝히면서 그 반향은 더욱 크게 일어났다.
그런데 생각보다 교회는 조용하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는데 뭐가 그리 난리냐?”는 듯한 분위기다. 왜일까? 심각성의 정도는 다르지만, JMS의 형태와 다를 바 없는 참담한 모습이 한국 교회 현장에도 그대로 있기 때문이다.
청년부 아들 목사의 그루밍 성폭행을 어떻게든 비호하고 감싸주려는 아버지 목사와 그들이 속한 교단의 일부 목사들은 “우리는 JMS하고는 다르다”고 주장하는 정통 교회의 목사들이다.
수년 전, 크리스천 청년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한 스타 목사는 대학생들이 많은 지역에서 여전히 교회 간판을 달고 목회하고 있고 꽤 많은 성도들이 찾고 있다. “그 정도 성추행이 뭐가 문제냐, 말씀만 좋으면 됐지?”라는 일부 성도들의 평가가 면죄부가 되어 그 목사는 피해자들을 향한 사과 한 마디 없이 목회를 이어가고 있다. JMS하고 무엇이 다른가?
기업화가 되어가는 교회는 잉여 헌금으로 부동산 매입과 건물 확장, 성장중심의 교회운영에 혈안이 되었고, 그렇게 세운 교회를 남에게 줄 수 없다는 이유로 목회자 세습을 버젓이 행하는 곳이 한국교회의 이미지가 되었다. 북한 3대 세습을 비난하던 목사가 자신이 한 세습은 세습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그렇게 주장한 자들을 ‘악마’라고 했다. 그래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 한국교회의 상황이다.
이러고도 JMS을 탓할 수 있을까? 당연히 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도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신성모독의 표현들을 마음대로 지껄이며 교회를 저질 정치집회 수단으로 만들어 버린 사람조차 이단으로 규정하지 못하는 기독교 교단들에게 무슨 당당한 태도를 요청할 수 있을까?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만든 조상현 PD는 "사실 이 프로그램이 공개될 때까지만 하더라도 시즌 2는 전혀 생각이 없었는데, '나는 신이다'를 보고 사이비 종교를 탈퇴했다는 분들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아직 구체적인 논의는 전혀 없지만, 개인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향후 후속편을 추가 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후속편에도 한국 사이비 이단들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 교회는 이 후속 다큐멘터리를 나서서 지지하고 널리 알리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다큐가 지적하는 것은 또한 한국 정통교회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 안에서도 ‘나는 하나님이다’ ‘나는 선지자다’ ‘그분은 나의 주님이다’라는 보이지는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분위기가 있다. 종이 한 장 차이로 ‘일’단(정통)과 ‘이’단(사이비 종교)이 나눠져 있을 뿐이다.
한국 교회 목회자는 누구든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아니, 들키지 않고 ‘하나님’처럼 살 수 있는 목회자들이 너무 많다. 스스로 채찍을 치고 하나님 앞에서 뿐만 아니라, 성도와 교회, 세상 앞에서도 투명하고 깨끗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고자 하는 결단을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후속편에 나와야 하는 것이 맞다.
성 어거스틴은 “천사를 마귀로 돌변하게 하는 것은 교만이고, 사람을 천사로 만드는 것은 겸손”이라고 했다. 한국 교회 목회자들을 비롯하여 교회의 평신도 지도자들이 이단과 다르지 않다는 소리를 듣지 않고자 한다면, 단 한 가지만 보여주면 된다.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겸손”이다.
성경의 말씀대로 낮은 데로 가고 고개를 숙이며 세상의 상식에 벗어나지 않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당연한 삶을 살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그렇지 않는 목사들과 교회 지도자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그 다큐의 후속편이 불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