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7시에 서울의 낮은예수마을교회에서 성균중국연구소의 서정경 교수가 ‘한반도 대전환시기 중국’이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진행하였다. 이번 제9기 평화인문학의 세번째 강사로 초대된 서정경 교수는 북경대학교 국제관계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중국의 대외전략과 동북아 안보문제 전문가다.
이번 특강에서 서정경 교수는 북한과 중국의 동맹관계가 중국에게는 득이 되지 못하고 독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은 북한과의 동맹에서 자칫 ‘연루의 위기’와 ‘배반의 위기’에 빠질 위험이 있다. ‘연루의 위기’는 북한이 참여하는 전쟁에 중국도 동참해야 되는 위기를 의미하며, ‘배반의 위기’는 북한이 중국을 외교적으로 배반하고 오히려 중국의 적국과 친선관계를 맺는 위기를 말한다. 북핵위기로 동북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을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 북한은 중국입장에서는 ‘계륵(鷄肋)’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서정경 교수는 종전 선언 주체 문제와 관련 되어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서 교수는 중국이 한국전쟁 당시 중국의 정식군대를 파병한 게 아니라, 인민지원군(의병)을 파병하였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래서 중국이 인민지원군 사령관의 서명으로 휴전협정을 맺었기에 과연 인민지원군을 파병한 중국이 한국전쟁 종전 선언에 참여할 국제법적 권리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중국이 휴전협정에 서명을 했으니 당연히 중국이 종전 선언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현재 주장하는 중국의 주장과 조금 상반되는 내용이다.
질의응답시간에 서 교수는 시진핑의 장기 집권에 대한 거부감이 중국 현지에는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아마 그 이유는 대부분의 중국인민들이 나만 잘 먹고 살 수 있다면 시진핑이 장기집권해도 문제 없다는 생각이 팽배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시진핑에 대해 거의 침묵하는 것은 중국의 지성인들 사이에서도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일 시작한 제9기 평화인문학은 오는 30일 ‘한반도 대전환 시기 일본’이라는 특강을 마지막으로 계획된 일정을 모두 마친다.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불투명해진 현 시점에서, 중국이 동아시아의 평화 구축을 위해 어떤 외교적 역량을 발휘할지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