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샘공동체 이병승 목사, “장애인들 자립위해 치아바타 빵 장사해요”
대전은샘공동체 이병승 목사, “장애인들 자립위해 치아바타 빵 장사해요”
  • 엄무환 국장
  • 승인 2023.03.12 20: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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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장애인 가족이라는 게 장애인 사역의 가장 큰 메리트입니다

대전 은샘공동체를 섬기면서 동시에 치아바타 빵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이병승 목사(54세)를 그가 운영하는 빵 가게에서 만났다. 은샘이란 명칭은 이 목사의 막내딸 이름이다.

태안 휴힐링센터 대표인 이승우 목사를 통해 알게 된 이병승 목사. 교회음악 전공자라는데 치아바타 빵 가게를 운영한다기에 어떤 연유가 있는 것일까 그것이 궁금하여 대전으로 차를 몰고 달려갔다.

이병승 목사와 막내 딸 은샘
이병승 목사와 막내 딸 은샘 / 사진 엄무환
은샘치아바타빵집 사진 엄무환
은샘치아바타 빵 가게 / 사진 엄무환

교회음악 전공자가 농사와 사회복지에 뛰어들다

이병승 목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먼저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저는 원래 교회 음악을 전공했어요. 근데 대학 1학년 스무살 때인 1989년도에 남양만에 있었던 두레공동체에 찾아가 김진홍 목사님을 만나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어요.”

“김진홍 목사님을 찾아간 이유가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목사는 “김진홍 목사님이 쓰신 ‘새벽을 깨우리로다’ 책을 읽고 감동이 되어 찾아간 거예요”라고 답했다.

그런 후 살아온 지난 인생의 세월을 소환하여 삶의 보따리를 풀어 제쳤다.

“제 고향은 경기도 화성이고 아버님이 화성의 형덕교회 이동복 목사님이에요. 아버님 사역도 굉장히 아름다웠어요. 형도는 시화호에 있어요. 지금은 육지가 되었지요. 아버님이 섬에서 목회를 하셨는데 제게 섬김의 삶을 심어주셨어요”

그런데 이 목사는 침례신학대학교 교회음악학과에 들어갔다. 교회음악학과에서 그는 플롯을 전공했다.

“제가 플롯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플롯을 가르치는 침례신학대학교에 들어가게 된 겁니다. 그곳에서 ‘그 사랑’을 작곡하신 정두영 목사님을 만났지요. 제가 그분의 제자랍니다”

이렇게 자신의 이력을 소개한 이 목사는 “김진홍 목사님의 ‘새벽을 깨우리로다’ 책 한 권이 제 삶의 터닝포인트를 가져다줄 줄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제가 그 책을 읽고 김진홍 목사님을 만나고 싶다는 열망이 생기게 되었어요. 그래서 남양만으로 김 목사님을 만나러 갔지요. 김 목사님을 만난 후 공동체 선교에 대한 꿈을 갖게 되었어요”

이후 이 목사는 김진홍 목사와의 인연으로 중국 연변에 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제가 대학을 졸업하자 김 목사님이 저를 중국 연변에 파송했어요. 그때가 1997년도인데 연변 두레마을에 가서 제가 가마솥에 밥해 먹으면서 농장을 개척했어요”

“전공과는 전혀 다른 길이었군요”

“예 맞아요. 근데 음악 전공자가 농사하다 보니까 뭔가 좀 부족함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1998년도에 침례신학대학교에 다시 들어갔어요.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려고. 그러니까 교회음악학과를 졸업하고 연변가서 농사짓다가 돌아와서 사회복지학과로 편입한 거죠”

“그럼 사회복지학과 졸업하고 다시 연변으로 가셨나요?”

“아닙니다. 졸업하고 월드비전에 입사를 하게 됐어요. 그래서 그때 김진홍 목사님하고는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어요. 월드비전 대전 충남지부에서 간사를 맡아 모금하는 일을 2년간 했어요. 그러다가 대전기독교사회복지관에 가서 사회복지사로 9년간 일하고, 수원중앙침례교회에서 운영하는 노인복지관 관장 공채시험에 합격하여 5년 동안 일했어요”

“주로 사회복지 관련 일을 하셨군요”

“예 그렇습니다. 노인복지관 관장으로 일하면서 그곳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고, 그리고 여기 은샘공동체를 개척하게 된 거예요”

“그러니까 목사님께서 교회음악을 전공하시고 김진홍 목사님 만나 연변 두레마을 가셔서 농사지으시다가 사회복지 쪽으로 방향을 틀어 사회복지학을 전공하신 후 월드비전과 대전기독교 사회복지관 그리고 노인복지관 관장으로 일하면서 목사가 되셨다는 말씀이군요”

“아, 신학은 교회음악을 하면서 신학을 같이 했어요. 교회음악은 목사안수를 받을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운영되었어요, 음악 목사를 키우려고 침례교단에서 정책적으로 만든 거지요. 그렇게 해서 목회자로서 준비는 했는데 그러나 목회는 하지 않고 사회복지현장에서 쭉 16년 일했어요”

대전은샘공동체와 치아바타 빵집을 운영하는 이병승 목사
대전은샘공동체와 치아바타 빵 가게를 운영하는 이병승 목사

장애인 공동체를 운영하다

“언제 교회를 개척하셨습니까?” “2017년에 했어요. 올해로 7년 차입니다”

“맨땅에 헤딩하신 것 아니에요?”

“그래도 16년간 사회복지기관에서 일한 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공동체를 운영하게 되었거든요”

“공동체를 운영하신다구요? 어떤 공동체입니까?”

“장애인 형제 10명을 돌보고 있어요. 건물을 하나 구입해서 지하는 교회로, 1층은 장애인 단기보호센터로 장애인들과 함께 살고 있어요”

“그러면 시에서 지원이 나오겠군요?” “그렇죠. 원장 포함해서 7명”

“사회복지 법인인가요?”

“법인은 아닌데 대전시는 민간 민간인이 복지시설을 운영해도 보조금을 줘요. 특별하죠. 그런 걸 제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전에서 개척한 겁니다”

“열 명의 장애인들이라고 했죠. 장애우가 아니라 장애인이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장애인은 여러 등급이 있지 않습니까?”

“중중 1등급 남자만 10명”

“섬김이 쉽지 않을텐데요”

“네 쉽지 않죠. 제가 기저귀 갈고 목욕시키고 24시간 돌봤죠. 그러다보니 어디 가서 일하기도 그렇고 할 일도 없고 그러니까 이제 갑갑한 거예요. 그래서 이 형제들하고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은데 그러다가 이 빵을 생각한 거예요”

“특히 빵을 생각하신 어떤 계기가 있으셨을까요?”

“제가 수원중앙침례교회 복지관 관장으로 있을 때 제빵 교실이 있었어요. 어려서부터 빵에 관심이 있었지요. 수업할 때 제가 옆에서 봤죠. 그래서 배우게 된 거예요. 그때 배운 걸 가지고 우리 장애인들하고 같이 빵을 만들면 좋겠다. 그래서 반죽기 사가지고 와서 만들었어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후원자들에게 보내드리고 지인들에게도 나눠주었더니 너무 맛있다고 팔라는 거예요. 그래가지고 판매를 하게 되었지요. 한 2년 정도 판매했는데 4,300만 원 판매가 되었더라고요. 1년 동안. 근데 복지시설에서는 이 식품을 판매하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빵집을 열게 된 거예요”

은샘공동체와 교회 / 사진 엄무환
은샘공동체와 교회 / 사진 엄무환

장애인들의 자립 자활 위해 치아바타 빵 공장 세운다

“근데 치아바타 빵을 팔게 된 어떤 계기가 있을 것 같네요”

“그렇죠? 제가 한 삼사십까지의 빵을 만들 줄 알아요. 근데 다른 빵은 찾지를 않아요. 한번 판매하든지 하면 계속 재주문이 돼야 하잖아요. 치아바타는 다른 사람들이 안 만들어요. 그러니까 이 빵을 자꾸 찾는 거예요. 치아바타가 맛있다고. 사실 치아바타를 몰랐어요. 아는 사모님이 치아바타를 만들어보라고 권면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그게 뭔데요’ 했더니 찾아보라시는 거예요. 그래서 찾아봤죠. 유튜브도 찾아보고. 뭐 별로 어렵지 않겠더라구요. 그래가지고 네이버에서 레시피를 찾아 이 빵을 만든 거예요. 그때 치아바타가 굉장히 건강한 빵이구나 좋은 빵이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죠”

“제가 이 빵집을 운영하는 것은 우리 장애인 형제들의 자립과 자활이 목적입니다. 시에서 도움을 받아 자립적으로 운영이 되지만 보조금만 받아서 인간이 살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뭔가 활동을 해야되는데 저는 그 매개체를 빵과 커피로 생각한 거죠. 그리고 이 치아바타가 복잡한 기능이 없어요. 좀 큼직하고 자르기도 편하고 만들기가 쉬워요 다른 빵에 비해서. 그래서 장애인 형제들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빵을 찾았고 그중에 이 치아바타 빵을 건강에도 좋고 해서 선택한 거죠. 이거 이거 보세요 택배주문”

“매장이 좁고 장애인은 중증이고 해서 건물을 또 하나 샀어요. 빵 공장하려고. 황금돼지라고 써있는 건물을 매입했어요. 1층이 이곳보다 두 배 정도 넒어요. 그곳에서 빵을 만들고 여기선 판매를 할 겁니다”

빵 공장으로 사용하려고 새로 매입한 4층짜리 건물 / 사진 엄무환
빵 공장으로 사용하려고 새로 매입한 4층짜리 건물 / 사진 엄무환

“선교적인 관점에서 볼 때도 목회자가 장애인들과 함께 건강한 빵을 만든다는 소문이 나겠네요. 그런데 장애인 공동체를 세우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네요”

“어머님이 장애인이세요,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어머님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어요. 그래서 초등학교 3학년 이후로 어머님이 해주신 밥을 먹어 본 적이 없어요. 아버님이 목회자셨는데 어머님 돌보시며 저희 5남매 돌보시랴 그러면서 여섯 개 섬에 교회를 세우셨어요. 작년에 돌아가셨어요. 어머님은 제가 모시고 있어요. 어머님이 39세에 쓰러지셨으니까 40년 이상 장애인으로 사신 거죠”

“제가 장애인 가족이라는 게 이 사역의 가장 큰 메리트입니다”

인터뷰 내내 이병승 목사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그의 얼굴에서 어두운 그림자라곤 도무지 찾아보기 어려웠다. 치아바타 빵을 먹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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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주 2024-03-24 16:51:31
이미 지난 기사이지만 검색하다 읽었습니다.
내용 중 수정부분있어 메일드립니다.
화성의 <형도교회> <이동목목사님>으로 수정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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