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시작된 하하골에서의 마을교육공동체운동

하하골은 백운역 남부역 뒤편의 도시재생마을이다.

부평2동의 1통과 부평3동의 1통으로 이루어진 구역으로 주민들이 도시재생마을로 지정되면서 ‘하하골 마을’로 명명했다. 2008년 캐나다에서의 귀국 후 10년 동안 부모님과 같이 살았던 부평1동의 동아아파트에서 이리로 이사 온 것은 2019년 두 분이 3개월 사이로 연이어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더구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주로 마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그때 하하골 주민협의회 분들과 알게 되었다. 마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중에 그동안 연구와 강의로만 진행했던 마을교육공동체운동을 여기에서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처음으로 ‘마을교육공동체’와 접하게 된 것은 2016년부터 3년 동안 초빙연구원으로 있었던 경기도교육연구원(경기도교육청 산하 연구기관)에서의 마을교육공동체에 관한 연구를 통해서이다.

학교만이 아니라 온 마을이 교육의 현장이 되어야 한다는 마을교육공동체운동은 혁신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내가 연구한 주제는 <마을교육공동체 해외사례조사와 정책방향연구>와 <미래사회의 마을교육공동체 발전방향>이었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의 연구는 이 주제와 관련된 교수나 교사 그리고 교육활동가들과의 집단연구로 이루어지기에 연구를 하면서 많은 공부가 되었다. 그런데 하하골에서 연구와 강의만이 아닌 마을교육공동체를 직접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하하골은 부평2동과 3동의 경계지역이기에 미쓰비시 줄사택과 Camp Market, 그리고 부평공원의 강제징용노동자상과 평화의 소녀상이 위치한 곳과 인접해 있다. 그렇다면 하하골 부근의 역사적 유적과 관련된 역사문화교실로 마을학교를 시작하면 좋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마을교육공동체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함께할 분들을 모으려고 했는데 기존의 주민협의회분들은 마을학교를 이해하면서도 선뜻 참여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이때 마침 인천 교육청의 ‘마을교육학습공동체’ 프로그램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민 5명만 모아 마을교육과 관련된 학습을 하면 책값과 다과비 등의 10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이리저리 소개받아 5명을 모아 공모사업에 신청했는데 통과되어 2021년 4월부터 마을교육공동체 학습모임이 시작되었다.

격주 1회로 주민협의회 교육실에서 모여 학습모임을 진행했는데 이렇게 진행하면서 부평마을교육활동가 교육에서 만난 몇 분들도 같이 참여하게 되었다.

하하역사문화교실

마을학교는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경기도와는 달리 인천에서는 구청 평생교육과에서 공모사업으로 주관했다. 여기에는 앞에서 언급한 구상대로 <하하골역사문화교실>로 응모에 참여했다.

하하골의 역사적 유적과 관련된 일제강점기와 미군정기의 역사를 배우는데 강의만이 아니라 노래와 그림그리기 영화보기 등의 문화교실을 결합하는 형식이었다.

주강사 1명(역사교실담당-김영철)과 보조교사2명(음악교실담당-중대음대 졸업생인 이예원 선생, 행정 및 진행담당-양정혜 선생, 부평마을 교육공동체 활동가)으로 교사진을 구성하고, 초등학교 대상으로 1기당 10명 기준으로 12회차 교육을 2회 진행했다.

사실 마을학교는 학생모집이 가장 난관이다. 그런데 1기 때는 인근의 희망세상공부방 학생들이 대거 참여하여 해결이 되었고, 2기 때는 1기 끝날 때쯤 부평의 마을신문에 난 하하골 역사 문화교실 기사를 보고 찾아 온 학부모 한 분이 다 모아왔다. 이 분은 현역 소령으로 아들 세 명을 키우기에 장기유아휴직을 받아 집에 있는 중에 마을학교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1기 때는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어 중간에 1달을 쉬는 등의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졸업식도 치르지 못했고, 4회차 줄여 시작된 2기는 12월에 졸업발표회로 마치게 되었다. 3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의 마을학교 프로그램이지만 졸업장도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졸업식 못한 1기 학생들에게는 따로 대표인 내가 공부방으로 찾아가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