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과 성실] 기도 훈련과 기도 생활
[정직과 성실] 기도 훈련과 기도 생활
  • 최성민 목사
  • 승인 2023.02.06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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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끼리의 대화 결론은 “항상 기도합시다”로 마무리 된다. 그런데 과연 전화 통화를 마치고 실제로 기도할까? “기도합시다”는 대화의 의례적, 일상적인 마무리 용어인가? 기독서점에서 판매되는 경건서적 중 기도에 관한 책이 80%라고 한다. 기도하는 대신, 기도에 관한 책을 읽음으로써 대신 만족하는 것은 아닐까?

신학교에 입학했을 때, 영어 교수님이 첫 시간에 들어오셔서 여러분의 영어는 know가 아니라 “know about”이라고 말씀하셨다. 영어의 활용이 아니라, 영어에 대하여 배운 것. 즉 문법(일본교재-법칙으로 짜맞춘), 동의어, 반의어, 시제 등 독해 위주의 공부이다. 살아있는 언어이지만 spoken이 되지 않는 기형적인 영어다. 기도에 관한 책은 know about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도는 살아계신 하나님 아버지께 실제로 아뢰고, 응답받는 행위이다. 사무엘서의 내용은 한 마디로 다윗의 기도와 응답, 그리고 사울의 절망을 증언하고 있다.

‘사울이 여호와께 묻자오되 여호와께서 꿈으로도, 우림으로도, 선지자로도 그에게 대답하지 아니하시므로(삼상28:6)’

우리는 왜 기도하는가? 응답받기 위해서이다. 그러면 기도하고 응답받는 기도 생활을 하는가? 가장 기초적이고, 상식적인 질문을 도전적으로 던져본다. 루터는 기도를 중노동이라고 정의했다. 그리스도인들은 기도에 대한 갈망이 있지만, 실제로 기도하지 못하는 이유가 부담감이고, 응답에 대한 두려움이다.

시골에서 목회할 때, 어느 교회 특강에 초청된 적이 있다. 50여 분 정도 주제 강의와 50여 분의 질의응답을 진행해달라고 부탁받았다. 50여 분 정도 주제 강의가 끝난 후 시작된 질의응답은 50분이 아니라 5시간이 걸렸고, 중간에 간식도 먹으며 질의응답이 계속되었다. 6시가 되니 회장이 제안했다. 저녁밥 먹고 계속하자고. 80여 명의 참석자들이 좋다고 했지만 나는 도망 나왔다. 다리가 아팠고, 배가 너무 고팠다.

그날 한 자매가 질문했다. 당시 한 재벌이 창당을 했고, 총선을 위하여 그 교회 안수집사가 공천을 받았다. 시골이라 공 예배 때마다 “우리 집사님 국회로 보내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하는데, 과연 이런 기도가 “하나님 앞에 합당한가?”라는 질문이었다. 지금 기억으로 그 자매는 굉장히 화가 나 있었고, 분위기는 심각했다. 나는 그 질문을 경청했고, 공감했다. 질문이 끝나자 160여 개 눈동자가 나를 주시했다. 나는 이렇게 답했다.

“염려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기도한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우리 기도를 다 들어주시는 게 아닙니다.”

여기저기서 피식, 피식하더니 곧 폭소가 터지고 말았다. 우리의 기도는 잡동사니가 많다. 아버지의 계획을 살피고, 코드를 맞추는 기도는 별로 많지 않다.

나의 필요, 요구사항, 하나님을 무시하는 기도

한 번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근무하는 선배를 만나러 갔다. 선배가 잠시 사무실을 비워서 기다리게 되었다. 기다리는 중에 한 직원이 물었다.

“누구를 찾아오셨습니까?”

“보좌관을 만나러 왔습니다.”

“무슨 일을 하시나요?”

“교회 목사입니다.”

“제 아들이 이번에 수능을 치렀습니다. 기도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갑자기 왜...?”

“성적이 좋게 나오도록 기도 부탁드리려고요.”

“시험이 끝나지 않았나요?”

“성적이 바뀌게 기도 부탁드리는 것이지요.”

생각보다 많은 성도들이 이런 생각을 한다. 성령은 진실하고 정직한 사람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신다. 비열하고, 거짓말하는 사람의 기도는 그 기도 자체가 하나님을 능멸하는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십오야(fifteeth night)>에는 누명을 써서 억울하게 죽게 된 쌍둥이 오빠의 구명을 위하는 기도가 있었다. 기도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직한 자의 기도는 하나님이 들으시는 법.”

기도의 실제

시간을 정하라! 새벽시간, 저녁시간, 기도의 동지들과 시간과 장소를 정하라 (행전3:1). 운동, 영어공부, 다이어트는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동지들이 있으면 수월해진다.

‘하나님 보좌를 움직이는 기도’라는 책이 있다. 20년 전, 사촌 누님이 이 책을 보내주시면서 “최 목사님, 이 책을 읽고 꼭 실천하세요”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저자는 책에서 “목회자들에게 새벽에 3시간 기도하라고 전하라”는 주님의 명령을 받았다고 했다.

필자는 그 내용을 읽고 3시간 기도를 실천에 옮겼다. 처음에는 1시간, 그 다음 주에는 1시간 30분, 결국 6주 만에 3시간 기도에 진입했다. 새벽 4시부터 7시 40분까지 기도 후 집에 가서 가벼운 식사와 휴식 시간을 갖고 9시에 출근했다.

그런데 출근이 너무 힘들었다. 얼굴이 부어올랐고, 7개월이 넘어서자 탈진(burnout) 상태가 되었다. 잘 쉬고, 잘 먹으면서 기도했어야 했다. 아침 금식, 두 끼 금식이 일상이었고, 여름휴가는 10일 모두 금식했다. 결국 밥을 앞에 두고 숟가락을 들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는 필자에게 소중한 체험이었다. 설교는 만족스러웠고, 기뻤다. 응답도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어려운 일들은 계속되었다. (다음 호에 계속)

최성민 목사<br>​​​​​​​대전신대 기독교윤리 겸임교수<br>
최성민 목사
대전신대 기독교윤리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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