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오스] “내 말이가 그 말이야”
[엘레오스] “내 말이가 그 말이야”
  • 이상록 목사
  • 승인 2023.02.03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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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행 2:4)

“내 말이가 그 말이야!!”

어느 날 사랑부 친구와 사랑부 선생님께서 서로 큰소리를 내며 싸우듯이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친구는 무엇이라고 말하는데, 선생님은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것 같고, 선생님은 이렇게 저렇게 묻는데, 친구는 아니라는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가만히 들어보니 친구는 몇 가지 단어로 최근 인기 있는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 이름, 그리고 여러 가지 상황을 섞어서 단어로 말하는데, 선생님께서는 다른 이야기로 이것저것 물으니 서로 답답해하며 큰소리가 났던 것입니다.

옆에서 한 참을 지켜보다가, 사랑부 친구가 말한 단어를 근거로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을 휴대폰으로 검색해서 친구에게 보여 주었더니, 친구의 얼굴이 갑자기 밝아지면서, “내 말이가 그 말이야!!”하고 외쳤습니다. 그리고는 드라마 주인공의 사진을 가리키면서 내가 좋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함께 박수를 치며 한바탕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서로에게 “내 말이가 그 말이야!!”가 되도록

발달장애를 가진 이들과 서로 대화하며 소통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발달장애를 가진 이들이 표현하는 언어능력이 부족할 때도 있지만, ‘공통된 경험과 이해를 바탕으로 대화하려는 우리의 노력과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도 한번 물어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각각의 경험과 이해를 바탕으로 각자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소통하기 위해서 서로 조금씩만 노력해 간다면, “내 말이가 그 말이야!!”처럼... 발달장애를 가진 친구들과 소통되는 일들이 조금 더 많아질 것입니다.

이렇게 “내 말이가 그 말이야!!”처럼, 발달장애를 가진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발달장애인 친구들을 만났던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만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함께하는 시간, 즉 공통의 경험과 이해의 시간들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의사소통이 더 원활해집니다. 때로는 이 시간이 보통의 다른 관계들보다 더 필요할 수 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② 천천히 듣고, 천천히 말하려는 노력입니다. 발달장애를 가진 이들과 말할 때, 서로 이해되지 않는 서로의 말만 많이 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천천히 듣고, 또 천천히 말하며 작지만 공통된 의미와 이해를 발견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말을 많이 한다고 소통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③ 꼭 문자나 말로 된 언어가 아니라, 다른 보완적인 의사소통 도구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한 장의 사진이, 그리고 잘 아는 물건 하나가 도움이 됩니다. 최근 발달장애인의 의사소통과 관련해서 보완대체의사소통(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AAC) 도구를 만들거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안내책자를 만드는 노력들을 합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소통하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바라기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발달장애를 가진 이들과 서로 소통하는 일이 많이 나타날 수 있기를, 함께 박수치며 “내 말이가 그 말이야!!”하고 웃으며 말하는 일들이 많아지기를 기도해 봅니다. 오순절 성령의 충만함으로 성령의 말하게 하심을 따라 각각의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 서로 다른 언어들로 하나님의 놀라운 일을 듣고 이해하게 되는 것처럼, 성령의 교통하심의 역사가 발달장애인과 우리들 사이에서, 우리 교회공동체 안에서 풍성히 나타나기를 소망합니다.

이상록 목사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
이상록 목사
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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