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목회] 진심을 다하여 살기
[예술과 목회] 진심을 다하여 살기
  • 안준호 목사
  • 승인 2023.01.09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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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커피 안준호 목사. 가스펠투데이 DB
달려라커피 안준호 목사. 가스펠투데이 DB

얼마 전 한 학교에서 커피트럭을 불렀다. 아침 등굣길에 커피와 와플을 서비스해야 해서 새벽 이른 시간부터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6시에 학교에 도착을 했다. 아직 경비아저씨도 출근을 하지 않아서 30분 정도를 닫힌 교문 앞에서 기다려야했다. 아저씨가 오신 뒤에 문이 열려서 학교 로비에 차량을 세워놓고 행사를 준비했다.

이 날은 유독 추운 날이어서 수온주가 영하 12도 이하로 내려갔다. 학교에서 준비해준 전기와 충전해 간 배터리를 사용하고 와플을 굽기 위해서 발전기까지 돌리면서 행사를 준비했다. 이 행사를 위해서 새벽 1시까지 와플을 준비했는데 우리 모두 긴장하며 학생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다행히도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맛있는 커피와 와플을 서비스 할 수 있었다.

한 잔, 한 잔 커피를 타는데, 행사를 기획하고 불러주신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사장님은 커피에 진심이신 것 같아요”. 커피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말을 듣는 것이 가장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할 것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니 그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다른 분들은 라테 스티밍을 많이 해서 여러 잔을 나눠서 사용하는데 사장님께서는 한 잔에 한 번씩 스티밍을 하시잖아요”.

그 말을 듣고 나니 조금은 민망한 마음이 들었다. 수백 잔의 커피를 타야 하는데 효율적이지 않느냐는 반문으로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분은 진심으로 칭찬의 말씀을 해주신 것이니 다른 뜻으로 듣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칭찬을 들은 뒤 몇 분이 되지 않아서 커피머신이 작동을 하지 않았다. 추운 날씨로 인해서 커피머신이 얼어버린 탓이었다. 등유난로를 켜고 또 전기난로를 옆에다 놓았지만 날씨가 너무 춥다 보니 커피머신이 얼어서 추출이 안 되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결국 나는 그날 커피를 타지 못하고 따뜻한 차를 서비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일이 바로 “사장님은 커피에 진심인 것 같아요”라는 칭찬을 들은 날이었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나에게 커피를 배우기 위해서 오는 이들에게 나는 마음을 다해서 커피를 타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나 또한 진심을 다해서 커피를 타려고 노력을 하고 있고, 그 결과 오늘까지 커피를 통해서 손님들을 만나고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커피숍을 운영하고 커피트럭을 운영하다 보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 내가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해도 날씨가 너무 추우면 커피머신이 얼어붙기도 하고 때로는 기계의 오작동으로 인해서 마음을 다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그래서 커피를 하면 할수록 깨닫게 되는 것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깨우침이다. 그럴수록 나는 마음을 다해서 커피를 내리는 것이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내린 커피가 다른 이의 커피보다 맛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내 커피가 다른 이들의 커피와 경쟁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커피를 내리는 것이 바리스타들이 마땅히 해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과 힘을 다하다 보면 자신만의 커피를 만나게 될 것이 때문이다.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여러 가지 어려운 전망들이 나오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자신의 자리에서 진심을 다해서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일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이 세상 일이 내 마음대로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신의 진심을 다하며 살다보면 언젠가는 희망찬 내일을 만날 것이다. 그렇게 나는 새해를 희망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안준호 목사

(참포도나무교회 목사, 커피마을 달려라커피 대표, 마을공작소 대표, 전 감신대 선교와 목공 강사,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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