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명 시인의 초대석] 부담스런 설교에서 기대되는 설교로
[류명 시인의 초대석] 부담스런 설교에서 기대되는 설교로
  • 류명 기자
  • 승인 2023.01.06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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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는 ‘실전實戰신학’ 개인과 가정, 사회를 말씀으로 살려내야…”
국제강해설교연구원장 박형철 목사
박형철 목사. 류명 시인.

박 목사는 목회시작 1년 만에 스스로 목회현장을 떠나야했다.

설교에 대한 압박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었다.

몇 날을 밤새워 원고작성에 힘을 쏟았지만

언제나 패배감에 젖어야했다.

자신도 가족도 은혜를 받지 못했다.

박 목사는 다양한 관점에서 성경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구원이 전인적이라는 것, 그리고

성경이 인류문화와 경제와 사회의 보물창고라는 걸 깨달았다.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영혼구원을 넘어선

시대와 삶을 관통하는 지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후 강단으로 돌아와 활발하게 목회에 전념하며

가까운 목사님들과 은혜를 나누다가

설교압박에 고민하는 목회자가 의외로 많음을 알게 되었다.

이들 목회자에게 도움을 주며 폭넓게 교류하기 위해

17년 전 국제강해설교연구원을 설립했다.

목회자가 행복해야 성도가 행복할 수 있다며

행복한 설교방향을 제시하는 박 목사를 만나기 위해

가스펠투데이가 문을 두드렸다.


■ 국제강해설교연구원을 소개하면?

국내외 목회자들에게 설교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자 지난 2006년 설립한 연구소입니다. 교회에 목회자가 1인일 경우, 주일예배, 수요예배, 금요예배와 새벽기도를 인도하다보면 한 주에 10회 내외의 설교를 감당하게 됩니다. 여기에 심방 등이 겹치면 횟수가 더 늘어납니다. 어느 날 제가 저의 한 주간 설교분량을 체크해보니, 평균 A4용지로 100여 페이지에 이르더군요. 석사논문 정도였어요. 이렇듯 방대한 설교를 위해, 매번 적절한 주제선정과 함께 알찬 내용을 담아내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목회 초기에 설교준비가 부담스러워 휴식기를 가진 것이 있었는데, 주변에 많은 목사님들 또한 비슷한 입장이더군요. 특히 기독교문화가 취약한 중국 등 해외 목회자들이 더 힘들어한다는 것을 전해 듣고, 작은 도움이라도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지금껏 강해설교강좌를 지속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 주로 어떤 활동을 전개하였나요?

국내 개혁총회, 호헌총회 등 여러 총회에서 거의 매년 여름수련회 강사로 활동하다 중국, 몽고, 러시아 현지 목회자를 위한 세미나로 점점 더 확대하며 세미나를 이끌어왔습니다. 국내 세미나는 주로 총회 소속 목회자를 위한 코칭으로 출발했는데 점차 소문이 나면서 기독교교육학교수들을 위한 강의로 이어지게 되더군요. 해외 세미나의 경우, 해당국 단체의 초청을 받아 현지에서 목회자와 대면하는 방식으로 코로나 이전까지 매년 진행해 왔습니다. 행사 때마다 수백 명의 사역자들이 말씀 전파의 갈급함으로 한 주간 내내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제가 먼저 감동을 받곤 했지요. 때론 차분해야하는 강의가 말씀을 깨닫는 은혜에 휩쓸려 부흥회 수준으로 뜨겁게 달아올라, 냉정함을 되찾고 분위기를 식히느라 힘이 들기도 했고요.(웃음) 코로나 기간엔 인터넷을 활용해 매월 5일간의 일정으로 해외세미나를 이어왔습니다.

■ 성경강해의 과정을 제시한다면?

은혜로운 설교를 위해 올바른 관점의 성경해석과 현실적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먼저 문맥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단어와 문장을 사전적이며 객관적인 시각으로 읽는 독해력이 필요하지요. 그런 후에, 성경의 주된 내용이 하나님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므로, 사람이 미처 표현하지 못한 하나님의 언어와 의도를 찾는 거죠. 이 때가 기도와 묵상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예수님의 지혜를 구해야합니다. 예수님은 구약성경을 당시 현실에 맞게 재해석하여 삶의 방향성을 보여주셨습니다. 이것이 문자에 얽매였던 당시 종교지도자들과 예수님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교지도자들이 백성들에게 말씀을 문자로만 가르치며 율법준수를 강요했지만, 예수님은 문자 속에 감추어진 숨은 뜻을 찾아내어 신앙생활이 삶의 제약이 아닌 진정한 자유임을 깨우쳐주셨습니다. 성경을 읽는 관점정립이 중요합니다. 제가 강조하는 성경강해는 예수님의 마음에서 출발해서 예수님의 지혜로 돌아오는 과정입니다.

■ 현대인을 위한 강해설교는?

하나님이 사람의 형상으로 이 땅에 내려오신 이유에 주목해야합니다. 하나님은 낮아지심의 모습으로 사람에게 다가오셨고, 사람의 언어로 말씀하셨어요. 설교는 하나님의 언어를 사람의 언어로 바꾸어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과거엔 ‘예수 천당, 불신 지옥’ 같은 일방적인 선포로도 복음이 전달될 수 있었지만,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문명이 발달한 지금은 오히려 반발을 부를 수 있습니다. 유대인에겐 유대인의 방법으로, 헬라인엔 헬라인의 방법으로 복음을 전했듯. 현대인에게 알맞은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21세기는 국가나 회사보다 가정과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우선되는 시대입니다. 특히 MZ 세대에게 다가가려면, 권위나 설득보다 소통을 위한 격의 없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복음이 영혼구원에 그치지 않고 성도의 삶엔 행복으로, 이웃에겐 빛과 소금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한 편 한 편의 설교를 성도의 의식과 삶에 포커스를 맞춰 가면 좋겠어요.

■ 목회에 큰 영향을 끼친 성경말씀은?

요한복음 8장 32절, “진리를 알지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신앙의 본질’을 알려주셨어요. 당시 종교지도자들은 안식일의 규범 같은 율법을 세세하게 가르치며 백성들에게 지킬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고,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다”고 파격적으로 말씀하셨어요. 종교지도자들이 율법준수의 Know-How를 논할 때, 예수님은 안식일을 왜 지켜야하는지 반문하시며, Know-Why의 관점을 열어주신 거죠. 매우 위험한 발상이었습니다. 근본을 송두리째 흔들었으니까요. 예수님이 니고데모에게 요구했던 거듭남이, 이런 관점의 거듭남 아니었을까 곰곰이 생각하게 되요. 예수님이 해석하신 안식일은 삶을 구속하거나 제약하는 제도가 아니었어요. 오히려 고된 삶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만끽하는 기쁨의 날이었어요. 이런 예수님의 관점이 오늘날의 경제, 사회, 과학, 문화, 심지어 국내외 정치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말씀을 선포하면 좋겠어요. 저는 예수님의 관점을 통해 목회와 설교의 본질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고, 설교의 중압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웃음)

■ 국제강해설교연구원의 올해 계획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적용을 위한 설교방법론, 설교의 실례 등과 같은 책을 발간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총회나 노회 단위로 세미나를 개최하여 목사님들과 교류하며 작은 힘이라도 되어드리고 싶습니다. 여름수련회 같은 특강과 신학교와 협력한 정기적인 강의개설도 구상 중에 있습니다. 중국, 러시아, 몽고 등 해외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를 위한 성경강해 특강도 온 오프라인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특히 하반기에 해외선교사, 또는 국내 중고등부 교역자를 위한 단기 영어설교강좌를 개설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기도 중에 있습니다. 교회학교 중고등부 예배에 영어성경인용과 해설이 곁들어진 설교가 곁들여지면 기존 학부모나 학생들의 호응뿐만 아니라, 전도의 물꼬를 트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 한국교회의 회복, 부흥을 위해 올 한 해를 주님께 바치려고 합니다.

기자가 인터뷰를 위해 박형철 목사가 시무하는 에덴교회(서울 송파구 마천로 204)를 찾은 날은 마침 성탄절이었다. 예배 전이었지만, 빈자리가 없어 일부 성도들이 뒤에 서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뜨거웠다. 코로나 거리두기가 해제되었음을 감안해도 서울 한복판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낯선 풍경이었다. 한국교회의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참고로, 국제강해설교원의 행사일정은 010-5587-9155로 연락하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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