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대담] “영적 난민, 다음 세대 되찾는 사역에 매진해야”
[특별 대담] “영적 난민, 다음 세대 되찾는 사역에 매진해야”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2.12.19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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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앞에 선 한국교회
복음의 능력은 이론이 아니다
‘번영신화, 성공신화’ 벗어나야
송재식 목사(서림교회)

대담 : 송재식 목사(서림교회)

진행 : 박진석 목사

(지난 호에 이어)

Q. 이태원 참사로 많은 청년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특별히 청년들을 향해 애틋한 마음을 갖고 계신 목사님께서도 마음이 매우 아프실 것 같습니다.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보기에도 아까울 정도로 귀한 아이들이 몰살을 당한 것이지요. 그 안타까운 현장을 보며 남아프리카의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스프링복이라는 산양들이 생각났습니다. 이 산양들은 한꺼번에 몰살당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데 그 이유를 연구하던 학자들이 답을 발견했습니다. 앞서가는 양들이 풀을 먹으면 뒤에 오는 양들은 먹을 것이 적어지기 때문에 앞선 양들을 따라잡으려고 속도를 내어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자신이 왜 뛰는지를 잊어버리고 앞선 양들이 절벽으로 떨어지면 자신도 더 이상 멈출 수 없어 함께 떨어지고 맙니다.

저는 우리 인간들도 이 산양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유도 모른 채 앞선 사람을 따라 밀려가지요. 목적도 없이 떠밀려 가다가 불행을 당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정신 차려야 합니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각성하고 가르쳐야 합니다. “내가 길이다, 진리이다, 생명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분명하게 알려야 합니다.

인간은 너무도 어리석습니다. 세월호 사건과 이태원 사건은 사람이 막을 수 있는 인재였습니다. 그래서 더욱 슬프고 아픕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10월 31일은 종교개혁기념일인데 바로 그날 이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중세 암흑기, 로마 교회의 부패와 타락에 맞서 성경으로 돌아가고자 생명을 걸고 저항했던 종교개혁의 의미를 우리가 깊이 이해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저는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그리스도인들이 책임을 지고 회개해야 한다고 설교했어요.

이태원에서 일어난 일의 배후에는 악한 사탄이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싸워야 할 것은 바로 사탄이지요. 우리의 삶 속에서 성령께서 나를 이끄시는지, 아니면 사탄이 조종하는 것인지 분별해야 하고, 그것이 곧 삶의 질로 이어집니다.

지금 한국 교회는 보혜사 성령님께서 보호해주고 계실까요? 성령님을 강조하는 교회가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봅시다. 1년에 한 두 차례 설교 말씀으로만 전해지는 성령님이 아니라 매 예배 마다 성령으로 깨어나고 성령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살아야 합니다.

우리 한국 교회가 부흥할 때 원동력은 ‘보혈’ 외에 없었습니다. 특히 보혈 찬송을 얼마나 열정적으로 외치며 불렀습니까? 이태원 사건도 저는 영적인 측면에서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힘들지만 청년들과 회개 기도를 많이 했습니다. 깊은 상처와 아픔이지만, 성령님의 위로와 보혈 찬송으로 극복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Q. 한국 교회는 매년 다음 세대를 살리는 사역에 힘쓰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암울하기만 합니다. 특히 코로나로 목회자들은 더 힘겨운 시기를 경험하고 있는데요. 목사님께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다음 세대 사역을 어떻게 준비하고 계십니까?

무거운 질문입니다. 정말 많은 이들이 ‘다음 세대’를 두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는 약 2-30년 전, 신학자로서 한국 교회가 서서히 미끄러져 낭떠러지를 맞이할 것이라 예견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지금 낭떠러지 앞에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생겨난 유행어가 있습니다.

‘B.C(코로나 이전), A.C(코로나 이후)’

코로나는 인간의 삶을 바꾸어 놓았고, 세계 문명사의 전환기를 맞이했습니다. 그래서 한국 개신교는 더욱 깨어서 미래를 대비해야 합니다. 더 이상 어제의 목회, 어제의 목회 프로그램은 통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교회는 이전 프로그램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어요.

가난했던 시절을 벗어나 산업화와 함께 부흥기를 맞이한 한국 교회가 버려야할 것은 바로 ‘번영 신화, 성공 신화’입니다.

이제 복음의 선포, 복음의 알맹이로 전환해야 합니다. 대안은 복음입니다.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마스터키가 바로 복음입니다. 교회는 시작도 복음이고 마지막도 복음입니다. 세속의 물결이 교회에 들어와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교회의 물결이 세상에서 파도쳐야 해요.

절벽을 만난 한국 교회, 다른 종교와 달리 유독 개신교는 눈에 띄게 둔화되었습니다. 이제 껍데기부터 심장까지 달라져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초대교회의 MOVE(움직임), 사도들의 움직임, 바울 사도의 움직임을 본받아 한국 교회는 본질로 달려가야 합니다.

모든 군더더기를 빼내고 본질로 돌아갑시다. 성경 말씀을 좇아 살아갑시다. 그것이 우리 교회의 자존심입니다.

텐트처치, 서림교회 수완예배당 전경. 보도팀.
텐트처치, 서림교회 수완예배당 전경. 보도팀.

Q. 목회자들이 청년의 문화와 눈높이를 이해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서림교회가 청년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그들에게 복음을 나눌 수 있었던 근거, 그 핵심은 무엇입니까?

지시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청년들은 모두 손에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들고 있지만 인생의 진정한 주소와 목적은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인생의 내비게이션을 찾을 수 있도록 교회가 도와야 합니다. 길을 잃고 방황하는 청년들에게 교회가 답을 해야 합니다.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질문하는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할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다음 세대가 교회를 빠른 속도로 교회를 이탈하고 있습니다. 한시 빨리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저희 교회에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완전히 늙어가던 교회가 다시 젊어지자 교인들이 “고목에도 싹이 난다”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성교회도 이처럼 젊어질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주일에 와보면 아동들이 교회를 온통 차지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본당을 꽉 채우고 있어요.

그러자 좋은 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장로님, 집사님의 아이가 교회를 나가지 않으면 서림교회로 보내라”는 말이 있다더군요. 그러다보니 목회자의 자녀들도 50여 명 출석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에게 복음이 역사하면 그 능력은 마치 다이너마이트와 같습니다. 복음의 능력은 아무리 단단한 바위도 부수고 들어갑니다.

한국 교회의 희망은 복음밖에 없습니다. 복음의 능력을 강조하면 되살아납니다.

Q. 청년들과 교제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면 나눠주세요.

많은 청년들이 제게 “기성교회 목사님 같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너무 편하다. 거룩한 척도 없고, 가면이 없어서 좋다”고 말합니다.

‘있는 그대로’라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아이들이 표현을 안 해도 느낌은 다 똑같거든요. 가면을 썼는지,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바로 알아차립니다. 제가 몸이 힘들어 설교하기 힘들 때, 청년들은 “그냥 쉬세요”라고 말합니다. 우리 교인들을 보면 항상 행복해하고, 그 모습을 보는 저도 함께 행복해집니다.

제 설교에도 꾸미는 말이나 수식어가 거의 없어요. 말을 잃어버린 후 다시 찾았을 때 좀 어눌해졌지만 교인들은 있는 그대로 다 받아주었습니다.

청년들이 복음은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관념적으로 생각하지 말아라. 복음은 이론이 아니라 말 그대로 기쁜 소식이다. 복음은 우리를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움직인다. 기쁜 소식은 나를 가만히 두지 않고 늘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저는 대학에 다닐 때까지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호롱불을 피워놓고 사는 시골에 살았습니다. 형제들이 남자만 일곱이고 제가 넷째였는데 다른 형제들은 예수님을 믿지 않았습니다. 다른 형제들은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지만 저는 복음의 능력으로 포기하지 않았고,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까지 진학할 수 있었죠. 그 모든 과정에서 기적을 경험했고 복음의 능력을 체험했습니다.

Q. 끝으로 한국 교회와 목회자, 가스펠투데이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오늘날 개신교는 상당히 우울한 시대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디 가서 ‘나는 교회 목사입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가버렸습니다. 오히려 비난받는 시대가 되었지요. 중세 교회의 타락한 교회의 모습이 한국 개신교회가 되어버린 현실입니다. 마찬가지로 대형교회도 ‘우리는 개신교회’라고 당당하게 말 할 수 없어요. 이러한 사실은 우리를 참 슬프게 합니다.

교회에 다니는 이들이 급속도로 줄고 있습니다. 기독 청년들과 청소년들, 3040 세대는 영적 난민이 되어버렸어요. 우리의 과제는 이들이 다시 교회를 찾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다음세대가 ‘다른 세대’가 되어버립니다. 다른 세대란, 교회를 잊어버린 세대를 뜻합니다.

그런 미래가 오기 전에 우리는 청년들을 되찾아야 합니다. 떼를 지어 교회를 떠나버리는 청년들을 다시 붙잡아야 합니다.

교회학교가 없는 교회가 3-40%에 육박하고 있는 오늘날, 영적 난민을 찾는 것이 시대의 메시지입니다. 이 사역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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