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리 (埔里), 대만에서 온 선교편지
푸리 (埔里), 대만에서 온 선교편지
  • 손병인, 이혜선 선교사
  • 승인 2022.11.21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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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 전경.

지난 10월 20일 대만의 중간에 있는 푸리(埔里)라는 작은 도시로 이사를 했습니다.

집에서 걸어 20분 정도 거리에 대만의 정 중앙을 표시하는 탑이 있습니다. 관광소재가 되어 구경 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사면이 산으로 둘러 싸여 있고, 그 산에는 원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낮은 곳에 사는 사람은 핑디런(平地人)이라 하고 산에 사는 사람들은 산상런(山上人)이라고 합니다. 산에 사는 사람들의 자녀들 중 많은 아이들이 이 도시에 와 중,고등학교를 다닙니다. 대만은 불교와 우상 섬기는 것이 심하지만 이곳은 유난히 심합니다.

30층이 넘는 절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절들과 불상들이 도시 사방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시내 곳곳에 공(宮,궁)이라는 사당들이 있어 매일 끊임없이 향을 태우고 있습니다.

종교적 영향인지 고기를 전혀 쓰지 않는 음식점들이 아주 많습니다.

조기은퇴를 결심했을 때는, 은퇴를 하면 남은 생은 목회자를 모실 수 없는 작은 낙도교회를 섬기며 마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목회자 최저 생활비 제도”가 생기면서 우리 교단에는 목회자가 없는 교회가 하나도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선교지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오라는 곳도 많았고, 가고 싶은 곳도 많았지만 하나님께서 확정시켜 주질 않으셨습니다. 기다리며 기도하던 중, 한번 생각도 해보지 않았던 중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중국 곤명에서 6년을 살았습니다. 해발이 높은 곳이라 사는 것 자체가 참 힘든 곳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대학원생들을 붙여 주셔서 3명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지금도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중 한명은 상해사범대학에서 박사가 되었는데, 몇 달 전부터 가정교회를 시작해 예배를 인도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사면이 산으로 둘러 싸여 있고 그 산에는 9개의 원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학력이 충분하지 못해 배움에 목말라 하는 목회자들이 많다는 말을 듣고 기도하는 중에 이곳으로 왔습니다.

많은 선교사들이 다녀는 갔지만 이곳에 거주했던 선교사는 없다고 합니다. 이곳은 공장도 없고 상업지역도 아니라 인구 이동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셋집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사 온 집을 처음 보고는 제가 아내에게 “저 집에서는 도저히 살 자신이 없다”고 했습니다. 상상치 못할 정도로 지저분했기 때문입니다.

이리 저리 집을 알아보았지만 마땅한 집이 없었습니다. 소개하는 집이 있기는 했지만 경제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집들이었습니다. 다시 주인에게, 최소한의 수리를 해주면 우리가 살겠다고 했더니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고 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찾아보았지만 마땅한 집이 없었습니다. 그때 아내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좋은 집에 살려고 대만에 왔느냐?”

처음 보았던 집을 다시 알아보니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집이 비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인에게 조건 없이 들어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인을 감동시켜 최소한의 수리를 하게 해주세요.”

이게 웬 일입니까? 들어가겠다고 한 날부터 주인이 수리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아주 대대적인 수리를 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일주일 내내 청소했습니다. 정리를 하고 청소를 하니 정말 좋은 집입니다.

하나님께서 언제까지 이곳에 있게 하실지 모르지만, 하나님의 특별한 인도하심이 없는 한 나머지의 삶은 이곳에서 이곳의 원주민 목회자 분들과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셨던 은혜를 나누며 살려 합니다. 사랑의 기도와 관심에 늘 감사드립니다.

2022년 10월 28일 대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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