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를 통해 교육을 배우다 (9)
탈무드를 통해 교육을 배우다 (9)
  • 옥장흠 교수
  • 승인 2022.11.10 0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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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 지은 죄는 하나님이 사해주지만, 이웃과의 죄는 이웃의 허락을 받기 전에는 죄를 사하여 주지 않는다.”
탈무드–모에드(Moed)-대속죄절(Yoma)
대속죄일에 한 정통유대인이 자신의 가족들을 위해 닭에게 죄를 전가하고 닭의 목을 자르는 속죄의식을 하고 있다.
대속죄일에 한 정통유대인이 자신의 가족들을 위해
닭에게 죄를 전가하고 닭의 목을 자르는 속죄의식을 하고 있다.

바벨론 탈무드 모에드(Moed)의 네 번째 장(Tractate)은 쉬칼림(Sheqalim, 세겔)으로 성전세(출애굽기 30:16)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탈무드에서는 게마라(gemara, 주석)가 있으나 바벨론 탈무드는 게마라가 없으므로 생략하고, 다섯 번째 장인 요마(Yoma, 대속죄일)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요마의 대속죄일에 대한 규정(레위기 16:1-34, 민수기 29:7-11)은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7장은 성서의 레위기 16장을 설명하고 있고, 대속죄날의 희생의식에 관한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8장은 영혼의 괴롭힘, 즉 금식의 규칙을 채택하고 있다.

대속죄일(Yoma)의 텍스트의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속죄의 날의 성전의식에 대한 것으로, ▲대속죄의 날 대제사장이 준비하는 것 ▲제단의 제들을 깨끗게 하는 것 ▲대속죄의 날 일생 전체의 제물 ▲대속죄날 대제사장의 개인적 제물 ▲대속죄의 날 두 마리의 염소와 다른 제물 ▲희생 염소와 그 규칙 ▲대속죄 의식은 토라를 읽는 것과 기도하는 것으로 결론짓는다.

둘째, 대속죄의 날의 율법으로 ▲먹지 않은 것, 마시지 않는 것 ▲회개와 속죄에 대한 설명이다.

다음으로 대속죄일의 텍스트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부분은 요마 8장 9절의 내용으로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텍스트의 내용을 요약하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사람과 하나님 사이의 죄는 대속죄일이 사해주지만, 사람과 이웃사이의 죄는 이웃의 허락을 받기 전에는 대속죄일이 죄를 사하여 주지 않는다.”

다시 설명하면 사람이 하나님께 지은 죄는 하나님이 용서해 주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죄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서로 화해하지 않으면 용서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일에 이웃과 화해를 하지 않으면, 하나님 앞에 설 수도 없고, 대속죄일에 하나님께 지은 죄를 용서받지 못한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10일간의 대속죄절 절기 중에서, 9일 동안은 부지런히 화해를 하러 다니고, 마지막 하루는 단식하면서 하나님께 지은 죄에 대해 고민하면서 고통스럽게 하루를 지내게 된다. 여기에서 우리가 이해해야 할 부분이 있다. 10일 중에서 9일 동안 이웃과 화해를 위해 돌아다니는 것은 이웃과 화해하기가 그 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대속죄일이 되면 성회를 선포하고 노동을 금지하고 하나님께 속죄의 제사를 드리고 자신을 괴롭게 해야 한다. 그리고 대속죄일은 일 년 중에서 매우 중요한 하루다. 이 날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알고 있는 죄이든 모르는 중에서 지은 죄이든 모든 죄를 사함받기 위해, 대제사장이 속죄의 피를 가지고 지성소에 들어가 속죄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이날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을 스스로 괴롭게 해야 한다.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해서 괴로워하고, 애통해야 한다.

참고로 현대 유대인들은 대속죄일이 되면, 종교인들(정통유대인)은 닭을 잡아 속죄의 예식을 한다. 방법은 닭을 왼손으로 들고, 오른손에 기도문을 들고 기도한다. 이에 대해 동물애호가들은 ‘동물학대’라고 반대시위를 하기도 한다. 대속죄일에 금식하고 기도드리기 위해 거리에는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다. 이런 기회에 어린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활보하고, 다음 날에는 자전거를 타다가 다친 어린이들이 병원에 가득하다고 한다.

이러한 유대인들의 대속죄일을 통해서 그리스도인들이 배울 수 있는 시사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그리스도인들은 대속죄일을 지키지 않는다. 예수께서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셨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예수께서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셨다고 해서 이웃과의 관계를 무시하고, 자신이 지은 죄를 무조건 예수께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것이 그리스도교가 믿지 않은 사람들에게 비난받는 이유이다. 이청준의 벌레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밀양”이라는 영화에서 전도연은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용서하기 위해 교도소를 방문한다. 그런데, 그 살인자는 자신의 죄가 모두 용서받았다고 말한다. 그러자 전도연은 절규한다.

“내가 용서하지 않았는데, 어느 누가 당신을 먼저 용서하였단 말인가요? 나 외에, 누구에게서 먼저, 용서를 받을 수 있나요? 그럴 권리는, 주님에게도 있을 수 없어요. 그럴 권리를 주님께서 빼앗아 가버린 거예요! 내가 그를 어떻게 다시 용서합니까?”

이 영화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믿고 있는 예수께서 모든 죄를 속죄했으니, 자신이 저지른 인간에 대한 죄에 대하여 더 이상 책임이 없다고 착각하게 된다. 서구의 그리스도 교회는, 이러한 문제들을 그리스도인들의 생활 속에서, 윤리적 책임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는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대속죄일에 거리를 누비면서 신나게 자전거를 타는 어린이.
대속죄일에 거리를 누비면서 신나게 자전거를 타는 어린이.

속죄론의 입장에서 보면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아 우리의 모든 죄가 사함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는 그저 대충 살아도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반드시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에 보답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의 죄가 사함 받은 사실만 강조하고 그리스도의 은혜에 감사하는 삶에 대해서는 강조하지 않는다.

둘째, 이웃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예수께서 마태복음 5장 23절과 24절에서 “하나님 앞에 제물을 바치러 갈 경우에 먼저 이웃과 화해를 하고 하나님 앞에 제물을 바치라”고 가르쳐주고 있다. 또한 예수님도 “우리가 우리의 죄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하라 하셨다. 이 기도는 이웃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가르쳐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죄 사함 받았지만, 사람에게 지은 죄는 사람이 용서하고, 하나님께 지은 죄는 하나님이 용서하시기 때문에 하나님께 우리의 죄를 용서받기 전에 먼저 이웃과 화해가 이루어져야 하나님께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모든 죄가 사함을 받았기 때문에, 그 은혜에 보답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따라서 서로 양보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하고, 상대방의 허물에 대해 서로 용서해주는 삶을 살아야 한다.

옥장흠 교수<br>​​​​​​​한신대학교<br>
옥장흠 교수
한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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