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오스]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기
[엘레오스]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기
  • 이상록 목사
  • 승인 2022.11.07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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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라 내가 네 입과 함께 있어서 할 말을 가르치리라"(출 4:12)

목사로서 슬픔을 당한 이들을 위로하거나, 열심히 봉사하던 공동체에서 상처받아 넘어진 이들을 격려하고 세워야 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마음의 상처와 연약함을 가진 이들을 위로하거나 격려할 때는 참 조심스럽습니다. 그 상처들과 슬픔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또 상투적인 위로와 격려의 말이 오히려 상처가 된다는 것을 잘 알기에 더욱더 말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누구나 다 이러한 상황을 만나면 어렵겠지만, 저는 소심한 성격이라 그런지 무척이나 긴장해서 소화도 잘 안되고, 체하는 일도 많습니다.

‘도대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나?’, ‘이 말에 혹시 상처받지는 않을까?’, ‘어떻게 해야 상처받지 않게 위로할 수 있을까?’... 등등 수 없이 많은 생각들에 사로잡힙니다.

그리고는 이집트 바로 왕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라는 부르심 앞에서 “나는 입이 뻣뻣하고 둔한 자니이다(출 4:10)”라고 핑계했던 출애굽기의 모세처럼, 이 소심한 성격 뒤에 숨어버리는 저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내가 무슨 능력을 발휘해야 할 것처럼 생각하는 저의 교만한 모습을 발견합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해서 위로해야 할 것처럼 혼자서 부담스러워하는 저의 교만함을 직면하게 됩니다.

사역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오래 전 성탄절을 앞두고, 10살 된 사랑부 친구가 하늘나라로 간적이 있습니다. 사랑부를 담당하던 목사로 장례예배를 집례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집례하는 장례식이기도 하였지만, 너무도 어린나이에 또 힘겹고 어려운 장애라는 무거운 짐을 가지고 살아갔던 친구임을 알기에 장례예배를 집례하고, 위로의 말씀을 선포한다는 것이 정말 두려웠습니다.

‘왜 이렇게 연약한 아이를 저희에게 주셨습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빨리 데려가셨습니까? 이제 막 아이와 친해지려고 하는데’...

아이의 영정사진 앞에서 울부짖는 어머니와 가족들에게 인간적으로 무슨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기도도 제대로 못하고 어머니의 손만 잡고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도대체 무슨 말씀이 위로와 소망이 될까?’ 아무리 인간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저 하나님께 기도하며 말씀을 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하나님께서 말씀가운데 그 어머니와 가족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셨고, 또 만져주셨습니다.

장례식이 모두 끝난 며칠 후, 부모님들이 장애인부 사무실을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고 너무너무 위로를 많이 받았고, 천국에서 만날 소망을 얻었다고 고백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여 주신 것입니다.

그 일 이후, 저의 마음과 입술에는 담대함이 생겼습니다. 장례예배를 인도할 때나 병원을 심방할 때, 또 공동체에서 상처받은 이들을 권면하고 세워 나갈 때, 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만져주시고 힘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이제 가라 내가 네 입과 함께 있어서 할 말을 가르치리라"(출 4:12).

자신의 말의 어눌함 뒤에 숨으려는 모세에게 해주신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서 또 확신을 얻습니다. 연약한 이들을 섬길 때 우리는 우리가 문제해결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고 늘 고민하고 걱정합니다. ‘어떻게 위로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그러다보니 힘들어하고 넘어집니다. 이제, 하나님의 행하실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로, 담대하게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는 사역’을 잘 감당해 나갈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이상록 목사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
이상록 목사
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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