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비평] “특종의 유혹과 낙종의 두려움”
[뉴스 비평] “특종의 유혹과 낙종의 두려움”
  • 김기태 장로
  • 승인 2022.11.07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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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은 모든 언론인의 꿈이다. 특종은 언론인에게 명예와 지위 그리고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인의 길로 들어서는 그 순간부터 모든 언론인들은 특종을 위한 교육을 받고 특종을 위해 뛴다. 특종의 힘과 매력을 경험한 언론인은 그 순간을 평생 기억한다. 그 기억이 특종 경쟁의 무한 소용돌이로 빠지게 만든다. 그런 만큼 언론인의 특종 경쟁은 당연할 뿐 아니라 살아있는 언론을 유지하게 만드는 필수 요건이기도 하다.

특종을 향한 경쟁이 없는 언론은 죽은 언론과 마찬가지다. 언론인의 길로 들어서는 그 순간부터 특종이라는 목표와 자연스럽게 동행하는 게 언론인의 숙명인 셈이다. 문제는 과열에 있다. 과도한 특종 경쟁이 낳은 폐해가 크다. 때로는 맹목적인 특종 경쟁이 오히려 언론의 역할과 기능을 훼손하고 마비시키는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 아울러 하나의 특종 외에 나머지 모두는 낙종의 멍에를 지게 되는 두려움도 간과할 수 없는 부작용이다.

과열된 특종 경쟁의 가장 큰 폐해는 오보이다. 분, 초를 다투는 오늘날 특종 경쟁은 사실 확인 과정을 건너뛰거나 소홀히 하기 쉽다. 다양한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할 사건이나 사안에 대해 특종의 유혹은 이를 무시하게 만든다. 대부분 오보가 빗나간 특종 경쟁의 결과인 이유이다.

지나친 특종 경쟁은 언론인의 윤리 의식을 흐리게 만들기도 한다. 신분을 속이거나 가택을 무단 침입하는 등 비윤리적이거나 불법적인 취재를 불사하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불법 감청이나 녹음 등과 같은 정상적인 취재 방법으로는 통용될 수 없는 무리한 취재 방식도 특종의 유혹을 극복하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취재원의 인권을 침해하는 비윤리적인 취재 관행도 마찬가지이다. 특종이라는 목표에 지나치게 몰입하다보면 초상권, 프라이버시 등 개인의 인권을 훼손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 그 외에 추측보도, 미확인 보도, 선정적 보도 등도 과열된 특종 경쟁으로부터 비롯되는 폐해이다.

최근에는 특종 경쟁보다 낙종 안하기 경쟁을 하는 언론인이 늘고 있다. 동일한 사건을 두고 특종은 단 한사람에게만 주어지는 메달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언론과 언론인이 뛰어들지만 결국 특종은 철저히 일등에게만 주어지는 명예이다. 일등 외에는 아무리 열심히 노력을 하고 성과를 내도 결국 특종 경쟁에서는 인정을 받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많은 언론인들이 특종을 향한 경쟁에서 스스로 물러나거나 게을리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아예 특종 보다는 최악의 낙종을 면하기 위한 체면치레 정도의 취재에 그치는 어설픈 언론인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미 타 언론사에서 보도한 내용에다가 자신의 취재 내용이나 견해를 약간 첨가해서 생산해내는 사실상 베끼기 보도를 일삼는 삼류 기자들도 있다. 기관이나 단체 등에서 제공하는 보도 자료에만 의존하는 이른바 발표 저널리즘도 이런 적당주의의 산물이다. 신속성, 사실성, 공정성 등을 기반으로 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특종 경쟁이 요청되는 이유이다.

교회가 세상과의 소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 대 언론 관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할 필요가 있다. 이런 차원에서 특종을 추구하는 언론인과 낙종의 두려움으로 적당주의에 빠진 언론인을 구분하고 이들 모두를 고려하는 섬세한 언론 대응이 필요한 시대이다.

김기태 장로<br>시사문화평론가<br>언론학 박사<br>문화교회 장로<br>
김기태 장로
시사문화평론가
언론학 박사
문화교회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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