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책무
역사적 책무
  • 서성환 목사
  • 승인 2018.05.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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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공 시절 시국재판에 방청객으로 다녀온 지인 한 분이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이런 말을 하였다. “내 자식은 절대로 법대에 보내지 않겠다. 그 좋은 머리에 그 많은 공부를 하고서 꼴랑 권력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그런 자리에는 절대로 앉지 않게 하겠다. 시퍼런 권력이 두려울 수는 있다 치자, 그렇다고 젊은 양심수가 피를 토하듯 최후진술을 하는 그 엄중한 재판정의 재판석에 앉아 졸고 있다니, 그에게 재판의 권력을 맡긴 국민에 대한 배신이고 범죄행위이다. 오늘은 압제하는 독재자보다 재판정 판사석에서 졸고 있는 판사가 더 미웠다.” 요즈음 따라 그분의 말이 자꾸 머릿속에서 맴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칭 명성교회 세습재판이 표류하고 있다. 이 재판은 법리적으로 어려운 재판이 아니다. 그런데도 재판이 표류하고 있는 가장 큰 책임은 재판관들에게 있다. 재판관의 책무는 무엇인가? 법과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판결하는 것이 아닌가? 총회 재판국원들은 총회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이를 위해 세운 사람들이다. 재판국원들이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하지 않으면 하나님과 교회와 역사 앞에서 범죄하는 것이다.

명성교회 세습재판이 지지부진 표류하는 일차적인 책임은 총회 재판국장의 행보에 있다. 그는 이 중요한 재판에서 재판국장의 소임을 다하지 않고 두 번이나 사임서를 제출하고, 이번에 세 번째 사임서를 제출했다 한다. 그에게 무슨 사정이 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사임을 한다는 것은 그에게 맡겨진 책무에서 무책임하게 도피하는 것이다.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 - 죽으면 죽으리라”는 말씀은 에스더에게만 해당하는 말씀인가?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라는 주님의 질책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두 차례나 사임서를 반려한 총회 임원회의 처사도 책임을 모면한 할 수 없다. 이미 두 차례나 사임서를 낸 것만으로도 재판국장의 자격이 상실된 것이다. 자기의 책무를 저버리고 달아난 사람에게 이 재판을 맡겨야 할 만큼 총회에 인물이 없으며, 이 재판이 그렇게 한가로운 재판인가? 총회 임원회의 총회 운영능력과 이 재판을 명징하게 하고자 하는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재판국원들도 책임에서 피해갈 수 없다. 이들은 진정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하고 있는가? 법은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양심에 따라 재판한다는 것은 자기 마음대로, 자기 생각대로 한다는 뜻이 아니다. 재판국원의 양심은 법에 어긋나지 않은 범위에 제한되어 있다. 왜 이런 기본이 지켜지지 않고 재판이 어렵게 진행되고 있을까? 재판관들이 얽매이지 말아야 할 너무나 많은 것들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 아닌가?

세칭 명성교회 세습재판에는 교회 안팎의 이목이 쏠려 있다. 도대체 명성교회가 무엇인가? 통합교단의 많은 교회 중에 한 교회일 뿐이다. 이 교회가 왜 이렇게 많은 특혜를 누려야 하는가? 덩치 크고 돈이 많은 교회는 무슨 짓을 해도 괜찮은 것인가? 세상의 썩은 논리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하나님의 공의를 세워야 하는 신앙의 법정에서는 그런 특혜는 있을 수 없다. 총회 재판국은 법리대로 신속한 재판을 해야 한다. 총회 재판국이 형식논리에 집착하고, 과도한 교회정치적인 고려와 배려로 이 재판을 굽게 한다면, 교회도 세상도 승복하지 않을 것이고, 세상은 교회를 버릴 것이다. 대통령도 탄핵하여 감옥에 보낸 국민들이 아닌가? 이런 국민들이 다 지켜보고 있는데 교회의 재판이라는 게 이렇게 파행을 걷고 있다면 어는 국민이 교회를 참다운 교회로 보겠는가? 세상도 그러할진대 하나님께서는 이 교회를 어찌하실 것인가? 총회 재판국원은 자신들에게 맡겨진 이 역사적 책무를 바르게 감당하라. 온 민족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려는 때에 교회가 이런 재판 하나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발목이 잡혀 정작 해야 할 일을 못한다면 부끄러운 일 아닌가? 올바르고 신속하게 재판을 끝내고, 민족의 앞날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도록 전심으로 기도해야 할 때가 아닌가?

서성환 목사

사랑하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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