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칼럼] 2030청년 세대의 종교관
[논설위원 칼럼] 2030청년 세대의 종교관
  • 임희국 교수
  • 승인 2022.10.20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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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다니는 2030청년들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젊은 세대의 종교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종교에 대하여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종교에 대한 젊은이들의 무관심을 뜻한다.

종교를 갖지 않고도 잘 살 수 있고, 교회 다니지 않아도 별일 없이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을 2030청년 세대가 갖고 있다고 한다. 종교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뜻이다.

좀 오래된 일인데, 1990년대에 유럽 스위스가 자국의 종교 상황을 유력한 연구소에 맡겨서 조사했다. 그 배경에는 최근 30년 동안에 전통 종교인 기독교인이 절반으로 감소했다는 점, 구체적으로 종교세(한국 교회의 주정헌금/십일조와 유사)를 내는 교인이 대폭 감소했다는 점이 작용했다.

조사를 맡은 연구소는 전국의 성인을 대상으로 종교관을 설문조사하고 심층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가 1993년 두툼한 분량의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다.

결론은 아주 간단했다. 스위스는 이제 더 이상 전통 종교인 기독교(가톨릭교회와 개혁교회 모두)의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 각자가 자기 종교를”(Jeder Sonderfall).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스위스에서는 이제 종교개혁자 츠빙글리(취리히), 외콜람파디우스(바젤), 칼뱅(제네바) 등이 오늘의 대중에게 별 관심 없는 인물이 되었다.

성인 10명 가운데 9명이 전통 종교에 무관심하다고 했다.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교인이 날로 줄어들고, 게다가 예배참석자 대다수가 노인 세대인 현실이 이로써 밝히 정리되었다.

탈(脫)교회 현상이었다. 교인의 감소는 교회 지도자들의 근심이기도 하고 또 사회 지도자들의 고민이었다. 왜냐하면 스위스는 기독교가 전통적으로 사회의 정신적 기반이자 문화의 초석이기 때문이다. 교인 감소는 곧 스위스의 정신적-문화적 정체성이 무너져 가는 현상을 뜻했다.

스위스 바젤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오트(H. Ott)는 1991년 “기독교의 유일무이한 절대성을 지켜온 스위스의 전통이 이제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심각한 현실이다.

그런데, 전통 종교인 기독교 교인의 감소와 교회에 대한 무관심은 곧 인간에게 종교(심)성이 사라짐을 뜻하는가?

이 질문에 대하여도 연구소가 조사했다. 사람들에게 ‘신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가? 설문조사를 했다. “예(Yes)”라고 대답한 사람이 10명 가운데 9명이었다. 결론이 분명히 내려졌다. 전통 종교에 대한 무관심이 인간의 종교성과 연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위스에서 기독교 바깥 종교들(이슬람, 불교 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베른에서 이슬람 종교인구가 늘어났다. 유사 종교로 볼 수 있는 스포츠(특히 축구)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전통 종교인 교회에 다니지 않고 또 교회로부터 멀어져 간다고 해서 종교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고 다른 종교를 찾아가는 다수 사람들이 스위스에서 나타났다.

다시, 한국의 현실로 돌아와서. “요즘 2030청년들이 종교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듯 하다.”는 말을 교회에다 거울로 비추어 보면, 사회에 만연한 세속주의(성공과 번영 담론 등)에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대응하라는 요청으로 읽힌다.

교회가 세상 한가운데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를 기대했는데, 그러나 교회 역시 세속주의에 젖어 들어서 성공과 번영을 추구하기에, 성(聖)과 속(俗)의 구분이 없어졌고, 거룩성을 상실한 교회는 맛을 잃은 소금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점을 인식한 2030청년들이 교회 다니지 않아도 별문제 없이 살아가기에 교회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strong>임희국 교수</strong><br>장로회신학대학교<br>​​​​​​​교회사
임희국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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