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와 들보] 존대함을 이루는 교회, 가정 같은 교회
[티와 들보] 존대함을 이루는 교회, 가정 같은 교회
  • 오양현 목사
  • 승인 2022.10.06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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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나치 치하의 독일을 떠나 미국으로 망명하였던 에리히 프롬(Erich Fromm/1900. 3.23.-1980. 3.18.) 교수는 인간의 심리와 사회의 상호작용을 깊이 연구하면서, 문화의 병폐를 고쳐 ‘건전한 사회’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프롬을 정신분석학자이면서 사회심리학자로 분류한다. 그런데 프롬은 1956년에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이란 책을 출판했는데, 그 책에서 사람이 성숙한 사랑을 하려면 사랑의 네 가지 기본 요소 즉 보호, 책임, 존경,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째 보호함이다. 어머니가 어린 자식을 안전하게 보살피는 것이나, 꽃을 사랑하는 사람이 꽃을 잘 관리하는 것은 꽃을 사랑함 때문이다.

둘째는 책임이다. 여기서 말하는 책임은 직장에서 월급을 받고 의무를 다하는 임무와 전혀 다른 자발적인 행동인데, 사랑하는 사람을 역지사지(易地思之)하면서 자원하여 그가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도록 책임지고 돕는 것을 말한다.

셋째는 존경(respect)이다. ‘respect’가 ‘re-spect’(다시-바라보다)인 것처럼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봄을 지속하면서 그의 독특한 개성을 존중할 때 성숙한 사랑을 이룬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지식인데, 온전히 성숙한 사랑을 이루려면 사랑에 관한 보호와 책임과 존경은 물론, 사랑하는 사람에 관한 관심을 가지고 이해까지 갖추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랑의 네 요소가 실행되지 않는 사랑은 인간의 아름다움과 반대되게 공격적인 현실로 사랑을 표현하게 되고, 결국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자신의 파괴 또는 상대의 파괴’를 범하게 된다고 프롬은 보았다.

본래 ‘사랑’은 분리된 사람끼리 ‘하나’로 묶어주는 보이지 않는 끈과 같은데, 그 끈이 때로는 썩은 동아줄과 같아서 중간에 끊어지고, 그래서 줄이 짧아 단단히 묶어줄 수 없으며, 또 쉽게 풀리는 재질로 만들어진 줄이라서 종종 풀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프롬은 인간의 사랑을 크게 ‘남을 살리는 사랑(biophilia)’과 ‘남을 죽이는 사랑(necrophilia)’으로 구분하였다. 실제로 사람이 ‘사랑하고 싶다’라고 하는 말은 ‘사랑하는 사람과 상생작용을 하고 싶다’라는 의미보다 ‘나의 자랑을 보여주고 그 사람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다’라는 의미로 표현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사랑을 나누고 싶은 상대를 찾기보다 과연 상대를 사랑할 수 있도록 그 병폐부터 고쳐야 함을 지적하여 준다.

그러므로 프롬은 성숙한 사랑을 위해 ‘경험하고, 훈련하라!’라고 처방했다. 사랑함을 기술능력으로 본 것이다. 사실상 사랑함의 실태는 여러 가지이다. 부자 간 사랑, 형제자매 간, 연인 간, 친구 간 등 이러한 다양한 사랑을 경험하고, 그 경험 중에 능동적인 실력을 갖추어 성숙한 사랑을 해보라는 것이 프롬의 강권이다.

딤전 5:1-8에 보면 ‘가정 같은 교회’를 생각 할 수 있다. 본문도 성숙한 사랑 삶을 강권하고 있는 바울을 보게 된다. 1-2절에 “꾸짖지 말고 권하되”(Do not rebuke an older man harshly, but exhort him), 그리고 “아버지에게 하듯” “어머니에게 하듯” “형제에게 하듯” “자매에게 하듯” ‘하듯’을 4번이나 되풀이 강조한다. 즉 이해 + 인내 + 사랑을 강조하고 있다.

사도 바울은 교회를 “하나님의 집”(3:15, 엔 오이코 쎄우 in God's household–NIV = 한 세대를 지칭하는 대가족을 의미)이라 했다. 이 말씀에서 우리는 바울의 교회관을 볼 수 있다. 하나님의 집인 교회는 늙은이도 있고 젊은이도 있으니, 부모님께 하듯이, 형제자매에게 하듯이 이해와 인내와 사랑으로 대하라는 것이다.

공경과 기다림으로 함께하는 교회의 분위기를 볼 수 있게 해준다. 교회는 끼리끼리만 교제하면 되는 단체가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대가족 신앙공동체이므로 각 연령층과 여러 봉사반이 서로 상생하는 신앙공동체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가족’보다 ‘식구’라는 말에 더욱 친밀함을 느낀다. 함께 먹고 마시는 밥상공동체, ‘가정 같은 교회’라는 것이다.

오양현 목사(은혜로교회)
오양현 목사(은혜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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