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언론 탄압을 중단하라
[특별기고]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언론 탄압을 중단하라
  • 김상균 위원장
  • 승인 2022.09.29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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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하지 못한 사람은 땅에서 뿌리가 뽑힐 것이다.” 
(잠언2:22/새번역)
MBC뉴스화면 갈무리.

미국 방문 중 윤석열 대통령이 한 욕설과 비속어로 인해 국격이 추락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언론은 이를 우려해 그 현장의 소리를 전하고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랐으나, 대통령은 언론의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언론이 “동맹을 훼손했다”고 강변했다. 대통령의 부적절한 욕설과 비속어를 지적했지만, 그 행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사과나 해명도 없다. 대다수 국민이 들은 욕설과 비속어는 본질이 아니란다. 더 나아가 욕설 따위는 애당초 없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언론이 자막을 조작했고 “사실과 다른 보도”를 했다며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추궁했다. 진상조사란 명분으로 언론을 탄압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진실은 가려지지 않는다.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릴 수는 없다. 그런데도 대통령실과 집권여당은 연일 진실을 가리기 위해 호들갑을 떨고 있다. 대통령이 ‘진상조사’를 주문하니, 대통령실은 언론이 “짜깁기와 왜곡”을 했다고 덮어씌우고, 집권여당은 방송사를 항의 방문하고 심지어 MBC 민영화를 주장하는 등 공세를 펴고 있다. 부적절한 발언을 감추기 위해 ‘정언유착’이라는 음모론과 진영논리를 꺼내 덧칠해 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결국 자신들의 수치를 언론 탓으로 돌려 언론 탄압과 방송 장악의 기회로 삼으려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과거 언론을 장악하려 했던 권력자들의 말로는 패배요 수치요 치욕이라는 것을 역사는 말하고 있다. “악한 사람은 땅에서 끊어지고, 진실하지 못한 사람은 땅에서 뿌리가 뽑힐 것이다”(잠2:22, 새번역)  

언론의 자유는 어떤 상황에서도 보장돼야 한다. 설령 “동맹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잘못된 것이 있다면 가차 없이 진실을 보도하는 것이 언론의 책무일 것이다. 국격을 떨어뜨린 것은 대통령의 말실수이지, 언론의 지적이 아니다. 언론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으로서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이번 비속어 보도는 정상적인 취재 과정과 정확한 정보 전달의 일환으로 나온 보도라고 우리는 판단한다. 공동취재단의 촬영 영상을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이 공유했고 엠바고(보도유예) 해제 이후 보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각사의 선택에 따라 140여 언론사들이 같은 자막과 내용으로 보도했다. 이것이 왜 문제이고 왜곡인가? 이것을 어떻게 특정 방송사가 자의적으로 짜깁기한 보도라고 할 수 있는가? 진실을 가리기 위한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낳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는 이 같은 상황을 엄중하게 바라보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미국 방문 과정에 욕설과 비속어로 국격을 떨어뜨린 윤석열 대통령은 전말을 거짓 없이 설명하고 국민 앞에 진실하게 사과해야 한다. 말을 거듭해 뒤집고 논란만을 키우는 것은 코로나와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실망과 좌절감만을 가중시킬 뿐일 것이다. 

둘째,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자신들의 실책을 덮기 위해 언론을 희생양 삼아, 방송을 장악하고 언론을 탄압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대통령답게 집권여당답게 기후위기와 전쟁으로 위태로운 시대에 책임 있는 처신을 하길 바란다. 

셋째, 물가와 환율, 금리폭동으로 서민경제는 파탄의 지경에 처해 있다. 지금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이 앞서서 벌이고 있는 "짜깁기와 왜곡" 논란이 무슨 국익이 되겠는가? 소모적, 자해적 논쟁을 그만두고 국민을 위해 겸손하게 헌신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 정치권이 되길 바란다.

“사랑과 진실이 만나고, 정의는 평화와 서로 입을 맞춘다. 진실이 이 땅에서 돋아나고, 정의는 하늘에서 굽어본다” 
(시85:10-11, 새번역)

2022년 9월 29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
위원장 김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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