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칼럼] 예수님은 뒷담화를 하지 않았다
[논설위원 칼럼] 예수님은 뒷담화를 하지 않았다
  • 안기석 장로
  • 승인 2022.09.27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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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소통의 수단으로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말은 원기를 주는 영양제가 되기도 하고 사람을 죽이는 독극물이 되기도 한다. 주위 사람들을 다가서게 하는 향기로운 말이 있는가 하면 주위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악취 풍기는 말도 있다. 굳은 땅을 일구는 쟁기나 보습처럼 경직된 관계를 풀어내는 생산적인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창이나 칼이나 총처럼 관계를 파괴하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대통령이 여당 원내대표에게 은밀히 보낸 ‘내부 총질’이라는 문자가 공개되는 바람에 이 문자가 송곳이 되어 여당을 혼란 속으로 빠뜨리고 있다. 이 송곳에 맞은 여당의 정치인은 아프다고 동네방네에 하소연하는데 이 송곳을 보낸 당사자나 전한 중개인도 그 송곳을 회수하지 않고 있으니 ‘송곳돌리기’ 게임이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뒷담화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 가까운 사람들끼리 뒷담화를 통해 서로 결속감을 다지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왕정 시대에도 임금님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임금님을 욕하며 백성들은 한 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러나 권력자의 뒷담화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살인적인 무기로 작용했다. 왕이 한 측근에게 귓속말을 하면 다른 측근은 얼마 지나지 않아 주검으로 발견되는 경우를 역사나 궁정사극을 통해 숱하게 볼 수 있다. 정치든 종교든 기업이든 권력을 지닌 절대자의 부정적인 뒷담화는 바로 송곳 같은 무기로 변하기 때문에 ‘송곳돌리기’를 멈추지 않으면 정부든, 정당이든, 종교단체든, 기업이든 그 조직은 무너지게 마련이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은 제자들에 대해 뒷담화를 하지 않았다. 수제자였던 베드로의 실수에 대해서 앞에서 야단쳤지 뒤에서 흉보지 않았다. 참된 지도자는 말을 무기로 사용해야 할 때라도 정정당당하게 사용하지 뒤에서 제3자를 이용해 비겁하게 사용하지 않는다. 권력자의 뒷담화가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살인적인 무기로 작용할 때는 즉시 그 칼을 칼집에 집어넣게 하거나, 그 총의 방아쇠를 잠글 수 있는 사람을 지닌 조직은 지속가능하다.

선한 행함을 유달리 강조한 야고보는 말에 대한 경고를 오늘도 보내고 있다. 말, 즉 “혀는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 그래서 “형제들아 서로 비방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안기석 장로<br>세상의 모든 선물 대표<br>
안기석 장로
세상의 모든 선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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