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목회] 든사람과 난사람에서 된사람으로
[예술과 목회] 든사람과 난사람에서 된사람으로
  • 최병학 목사
  • 승인 2022.09.07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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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최병학 목사(동아대 기초교양대학 조교수,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밴드 ‘양반들’의 리더 전범선의 아이디어입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든사람’, 트랜스휴먼은 ‘난사람’, 그리고 포스트휴먼은 ‘된사람’이라고 합니다. 동의합니다. 대단합니다. 사실 호모 사피엔스는 머리에 든 것이 많았죠? ‘지혜가 있는 인간’, 곧 ‘든사람’입니다. 철학적으로도 호모 사피엔스는 “다른 동물에 비하여, 인간의 본질이 지성, 특히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데 있다.”라고 하는 인간관입니다.

반면 트랜스휴먼은 기존 호모 사피엔스의 육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인간입니다. 기계와 인간 신체의 융합을 통해 신체를 강화합니다. 고통과 죽음 등 동물적 한계를 기술로 뛰어넘는 난사람입니다. 이들 ‘난사람’은 무병장수, 영생을 좇습니다. 초인공지능을 예견하는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인간 능력의 무한한 확장을 믿습니다. 결국 ‘난사람’은 계몽주의의 연장입니다. 신학적으로는 19세기 문화개신교의 신학적 산물입니다. 이들은 이성의 힘으로 인류를 업그레이드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주류는 서구 백인 남성 엘리트들입니다.

반면 ‘된사람’을 이끄는 이들은 도나 해러웨이, 로지 브라이도티 등 페미니스트 등입니다. 인류세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실천입니다. 네덜란드의 화학자 크뤼천이 제한한 인류세는 “인간의 활동이 지구 환경을 바꾸는 지질 시대”를 뜻하는 말입니다. 지구의 멸망이 가까이 왔다는 이야기죠? 지금 유럽의 가뭄과 강남의 홍수는 지구 멸망의 세례요한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재림하신 후에는 구원할 사람이 이 땅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든사람이 만든 문화, 난사람이 세운 문명은 이렇게 지구 멸망을 앞당깁니다.

아무튼 이러한 인류세의 위기에서 계몽주의의 귀환인 ‘난사람’을 재고하는 것이 바로 ‘된사람’입니다. ‘난사람’은 이성을 기반으로 한 인간중심주의와 이원론을 중심으로 세상을 지배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된사람’은 인간중심주의와 이원론을 해체합니다. ‘인간/비인간’, ‘백인/유색인종’, ‘남성/여성’ ‘문화/자연’ 등 인위적 경계를 허물고, 종차별, 인종차별, 성차별 등 모든 차별에 저항합니다. 전범선의 말입니다. “휴머니즘은 실존이 목표였다. 포스트휴머니즘은 공존이다. 내가 주체로 있는 것보다 함께 살자는 것이다.” 이것은 “네 아우 아벨이 어디있느냐?”라고 묻는 신의 음성과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난사람’의 ‘있음(Being)’이 아니라, ‘된사람’의 ‘되기(Becoming)’가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되기는 언제나 공진화(coevolution)입니다. 공진화란 한 생물 집단이 진화하면 이와 관련된 생물 집단도 진화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진화생물학 개념입니다. 숙주와 기생 생물의 관계부터 상리공생(相利共生)하는 생물의 관계 등이 공진화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전범선은 발효 음식인 된장으로 쉽게 설명해 줍니다.

“발효란 곧 공생이다. 콕을 발효시키면 장이 된다. 되어감, 되기(Becoming)는 언제나 공진화다. 콩만 있음(Being)으로는 절대 장이 될 수 없다. 효모와 적절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바람과 물이 필요하다. 장은 말하자면 ‘포스트-콩’이다. 다른 생명과 합하여 한층 숙성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비인간 존재와 하나 되어 새롭게 진화한다.”

이사야서는 그것을 이렇게 보여줍니다.

“늑대가 새끼 양과 어울리고 표범이 숫염소와 함께 뒹굴며 새끼 사자와 송아지가 함께 풀을 뜯으리니 어린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 암소와 곰이 친구가 되어 그 새끼들이 함께 뒹굴고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으리라. 젖먹이가 살무사의 굴에서 장난하고 젖뗀 어린아기가 독사의 굴에 겁 없이 손을 넣으리라. 나의 거룩한 산 어디를 가나 서로 해치거나 죽이는 일이 다시는 없으리라. 바다에 물이 넘실거리듯, 땅에는 야훼를 아는 지식이 차고 넘치리라.” (사 11:6-9)

예수님께서 재림하실 때까지 우리는 호모 사피엔스인 ‘든사람’과 트랜스휴먼인 ‘난사람’을 극복하고 포스트휴먼인 ‘된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야훼를 아는 지식입니다.

최병학 목사<br>남부산용호교회<br>​​​​​​​동아대학교 철학생명의료윤리학과<br>전)경성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br>​​​​​​​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br>
최병학 목사
남부산용호교회
동아대학교 철학생명의료윤리학과
전)경성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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