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위반違反에 빚진 자 (2)
[전문가 칼럼] 위반違反에 빚진 자 (2)
  • 백우인 목사
  • 승인 2022.08.25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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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백우인 목사

최초의 위반, 그것은 어디서부터였을까?

최초의 인간인 아담.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하다는 그의 욕망부터였을까? 지식을 갖고 싶은 욕구가 위반을 추동했을까? 자연의 위대함과 경이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자와 검은 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가리키며 저것은 무엇일까?라고 호기심과 궁금증을 가진자들부터였을까?

아니다. 기껏해야 역사의 지층을 탐침하고 역사의 잔해를 분석하여 습곡과 단층의 발생지점을 알아내는 정도에 그치는 위반의 지질학은 표면에 불과하다. 이것은 위반의 근원을 파헤칠 수 없다. 보다 더 시초를 향해 파고들어야 할 것이다. 이 지점에서 필자는 리워야단이 세계를 다스릴 터이니 생각하지 말라는 홉스의 명령이 들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함께 그의 명령을 어기는 위반자가 되어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 본다.

생명의 출현부터가 위반일까?

아니다. 더 파고들어 가자. 애초에 우주공간에서 물질의 출현부터가 위반이다. 입자와 반입자의 평형이 깨지는 것 그리하여 물질이 출현하게 된 이 위반에까지 닿아야 하지 않을까?

아니다. 빛과 어둠을 나눈 것부터가 위반일지도 모른다. 무질서하고 의미없는 더미들에서 질서가 세워지고 의미가 생성되어 나오는 특이점의 순간. 어쨌든 이 위반들로 물질이 만들어지고 생명이 시작되었고 역사의 강물이 멈추지 않고 있다.

위반.

위반은 아무 것도 없는 도화지에 마치 선을 하나 긋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 선을 긋는 것에서부터 위반은 태어났다. 그어진 선으로 인해 도화지의 하얀 공간은 분리와 구별과 다름과 차이와 가치가 발생했으므로.

무의 벌판에 경계가 생기고 질서가 세워진 것 같지만 평등에 균열이 발생하고 평형이 깨어지며 대칭성이 깨짐으로써 오히려 복잡한 카오스를 만든다.

그러나 복잡성 가운데에서도 물질은 자기를 조직화 함으로써 생명을 출현시키고 생명은 쉼 없는 위반과 분투의 몸부림으로 생명을 이어나갈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성장시켜 나간다.

수많은 미시단계의 생명을 내 생명에 포개느라 비척거리면서도 어느 것 하나도 버리지 않고 제 몸에 담고있는 흙을 보라. 저 흙이 살이 된 우리를 보라. 탕자가 될 것을 알면서도 저 흙으로 우리를 빚고 있는 이가 누구인가?

우린 이러한 위반의 결과물들이다.

우리의 에고(ego)를 위반하여 하나님을 바라게 하시는 이, 하늘의 영광을 위반하고 어린 양이 되신 이, 죽음을 위반하여 생명을 덧입혀 주신 이, 창조의 결심을 품은 태초의 위반자, 이 위반에 빚지지 않고 우리가 어떻게 새 숨을 쉴 수 있었겠는가.

이 모든 위반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아름다운 생명의 다양성과 창조성으로 이끄시는 하나님은 얼마나 멋진 피조계의 지휘자인가. 어느 것 하나 버리지 않고, 잊지 않고, 우리의 숨소리에 맺힌 원한까지도 귀 기울여주시는 하나님은 얼마나 멋진 사랑꾼인가.

사랑때문에 최초의 위반자 되신 이, 모든 만물아 그를 찬양할지어다.

백우인 목사<br>감리교신학대학교 종교철학과 박사과정<br>​​​​​​​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br>
백우인 목사
예술목회 연구원
감리교 신학대학교 종교철학 박사과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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