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칼럼] 중독사회
[논설위원 칼럼] 중독사회
  • 김기태 교수
  • 승인 2022.08.25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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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김기태 교수

무엇엔가 집중하거나 몰입하면서 현실적 위기를 극복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자신을 괴롭히는 다양한 위험이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도적으로 특정한 일에 집중하는 경향이다. 이런 몰입이나 집중이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면 중독에 이르게 된다.

입시나 취업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과음을 하거나, 경제적 위기에 빠진 사람들이 마약을 하거나 도박에 눈을 돌리는 경우도 이와 같다. 늘어나는 여가 시간을 즐길 마땅한 놀거리가 없는 사람들이 찾는 갖가지 취미 활동도 점차 몰입이 심해지면 중독 수준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등산중독, 낚시중독, 스포츠중독, 수집중독 등 다양하다. 이렇듯 몰입과 집중 그리고 중독의 방향이나 결과는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 사회적 병폐로 나타나는 부정적 중독 현상이 있는가 하면, 갈등이나 위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긍정적인 중독이 있다. 현대인의 심리적, 정신적 혼란을 건강하게 다스리기 위한 몰입이나 집중 또는 중독 현상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관찰과 이해가 필요한 이유이다. 인간의 내면을 평화롭게 만드는데 관심이 많은 교회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중독이 중요한 사회적 현상의 하나가 되고 있다.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중독 즉, 알코올중독, 약물중독, 흡연중독에다가 최근에는 스마트폰중독, 게임중독, 인터넷중독과 같은 신기술 테크놀로지 중독으로 까지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달리기중독, 쇼핑중독, 수집중독, 영화중독 등 생활 전반으로까지 중독의 종류가 늘고 있다. 중독이란 사전적 의미는 ‘술이나 마약 따위를 계속적으로 지나치게 복용하여 그것이 없이는 생활이나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태’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의학적인 증상을 덧붙이면 독물과 생체와의 접촉기간∙발증경과에 따라 만성중독과 급성중독으로 나뉘는데 만성중독에는 각성제∙마약∙시너∙납∙수은중독이 있으며, 급성중독에는 수면제∙농약∙연탄가스중독 등이 있다. 그동안에는 약물 등 직접 신체에 해를 입히는 중독이 주를 이루었다면 최근에는 사회적인 성격을 지니는 중독으로 까지 중독의 범위가 확산하는 경향이 있다. 중독사회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다.

일반적으로 중독은 개인적, 사회적 병폐로 취급한다. 병원 치료가 필요하거나 심하면 생명의 위협을 받는 경우에 까지 이르기도 한다. 마약중독에 빠진 사람들이 저지르는 충격적인 강력 사건이 흔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가족 중에 알코올중독에 빠진 사람이 있을 경우 식구 전체가 불행해지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이런 류의 중독은 대부분 그 원인이 개인적, 사회적 문제나 불만이 누적되어 나타난다. 사회가 복잡하고 번잡할수록 사람들은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이나 불만도 현대인들이 중독에 빠지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지역별, 성별, 연령별, 계충별 격차가 심해지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차별이나 좌절감으로 무력해진 사람들이 중독에 빠지는 경우도 많다. 술이나 마약으로 고통을 잊으려는 잘못된 선택이 자기 자신을 파괴하고 황폐화하는 중독 상태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반면, 독서중독, 봉사중독, 기부중독, 헌혈중독이란 말은 듣기만 해도 흐뭇하다. 이른바 선한 중독인 셈이다. 중독이란 용어를 사용하는게 적절한지의 여부를 떠나 확산할수록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동력임에는 틀림이 없다. 현대인의 정신적, 심리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집중과 몰입 또는 중독 현상을 보다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하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크리스챤의 신앙 생활 자체가 복잡한 마음을 다스리고 영적인 집중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중독 현상 또는 중독 사회에 관한 논의는 시급한 교회의 아젠다가 아닐 수 없다.

김기태 교수 
본보 논설위원장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서울 문화교회 장로
전 한국미디어교육학회 회장
전 CBS기독교방송 재단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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